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 246명 제적, 4명 유급…유가족들 제적 철회 요구하며 학교에서 농성

입력 2016-05-10 13:58 수정 2016-05-10 14:10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희생 학생들에 대해 학교 측에서 재적 처리한 것이 알려지면서 일파만파다. 유가족 중 일부는 현재 단원고 현관과 교실 등에서 ‘제적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10일 세월호 유가족협의회와 단원고에 따르면 참사 희생 학생 250명 중 미수습자 학생 4명을 유급으로 남겨 둔 채 246명에 대해 제적 처리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9일 한 세월호 유가족이 희생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떼면서 발견했다.

제적 처리와 관련해 단원고와 경기도교육청이 주고받은 공문도 있다. 단원고는 지난 1월 21일 ‘세월호 참사 희생(실종) 학생 학적처리 협조 요청’ 제목의 공문에 “2016학년도 신입생 입학 및 재학생 진급으로 학생의 학적을 현 상태로 유지하기 어렵다. 2016학년도 개학 이전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의 학적을 처리하고자 한다”는 내용으로 경기도교육청에 보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1월 25일 “학적처리(학년과정의 수료 또는 졸업 인정)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다. 학생이 사망하였을 경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공적인 서류를 받아 내부결재를 통해 제적처리 해야 한다”는 답변을 보냈다.

단원고 측과 도교육청은 상황적으로 불가피성을 하소연 했다.

학교 측은 “신입생 입학 및 재학생의 진급으로 학적을 현 상태로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교육청은 “학적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유가족과의 사전 협의 과정 없이 진행된 점에 대해선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