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9세 어린이의 바깥 활동 시간이 미국 어린이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하루 34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미국 어린이에 비해 실내오염물질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어린이 노출계수 핸드북’을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노출계수는 환경오염물질 농도와 체중, 호흡률, 노출기간·빈도 등 변수를 조사한 값으로 제품관리, 환경기준 설정 등에 쓰인다. 이번 핸드북은 그동안 연구자마다 다르게 사용하거나 외국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했던 어린이 노출계수의 국내 표준을 담았다.
핸드북에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8세 이하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 8000여명을 대상으로 장소별 체류 시간, 손·물건 빠는 횟수, 식품 섭취량 등을 성, 나이, 연령별로 나눠 23개 노출계수를 구한 결과가 실렸다.
어린이·청소년의 하루 평균 실내 활동시간은 0~2세 22시간 53분, 3~6세 22시간 41분, 7~9세 22시간 32분, 10~12세 22시간 05분, 13~15세 22시간 1분, 16~18세 21시간 43분 등이었다. 하루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 셈이다. 특히 교통수단 등을 통한 이동시간 등을 제외하면 3~9세의 평일 중 실외 활동시간은 평균 34분으로 미국 119분, 캐나다 100분의 29~34%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조건에서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미국 어린이들에 비해 실내오염물질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2세 이하 어린이들은손을 1시간당 3.9회, 물건을 4.4회 빠는 것으로 확인됐다. 빨기 행동의 지속시간은 시간당 6분~8분30초 정도로 미국 어린이(약 11분)에 비해 다소 짧았다. 어린이들은 빨기 행위를 통해 오염물질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먼지, 토양 섭취나 제품을 통한 유해물질 노출량을 산정할 때 필요하다. 가정(398명) 및 어린이집(147명)에서 각각 설문조시 및 비디오 촬영을 통해 조사한 결과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부모나 교사들이 어린이가 손이나 물건을 빨면 적극 제지하는 성향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어린이가 하루 동안 들이마시는 공기 양(호흡률)은 미국에 비해 적고 일본보단 많았다. 5~6세의 경우 우리나라가 평균 10.8㎥/일, 일본은 9.9㎥/일, 미국은 12.16㎥/일이었다. 호흡률 조사는 어린이들이 가스분석 마스크를 착용하고 런닝머신에서 걷거나 뛰는 상태에서 측정했다.
1~2세의 하루 식품섭취량은 곡류 23.5g, 채소 7.8g, 과일류 10.9g, 육류 1.9g였다. 미국에 비해 곡류와 과일류 섭취량은 각각 평균 3.7배와 1.8배 높고, 육류 섭취량은 46% 수준으로 낮은 편이었다. 식품섭취량은 곡류, 해조류, 조미료류, 견과류 등이 포함된 14개 식품군으로 분류해 한국식 식사의 특성 반영해 조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른에 비해 어린이 신체에 체중 당 공기 2.3배, 음용수 4.8배, 음식 6.1배 높은 유입이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이는 어린이가 어른에 비해 유해물질에 노출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3~9세 어린이 바깥활동 하루 평균 30분, 미국 3분의 1에도 못미쳐…국내 노출계수 표준 마련
입력 2016-05-10 12:00 수정 2016-05-10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