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9일 실시된 대선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시 시장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그가 실제로 범죄와의 전쟁에 나설지 주목된다. 특히 그는 “범죄자 10만명을 마닐라만의 물고기밥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해온터라, 초법적인 발상으로 인권탄압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2위 후보에 비해 배 가까운 압도적 득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두테르테는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에서 22년간 시장을 역임하며 범죄 척결로 인기를 모은 인물이다. 그는 특히 그 과정에서 법을 초월해 공권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그는 유세 과정에서 “마약을 한다면 내가 죽여버리겠다”거나, “난 중간 타협이란 게 없다. 범죄자 니놈들이 날 죽이거나 내가 너희들을 죽이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때문에 그에게는 ‘징벌자’라는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특히 그가 범죄자 처벌을 인기 관리의 수단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국정운영 초반에 아주 강력한 범죄 척결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재판 절차를 무시하고 범죄자를 사형에 처하는 등의 무리한 처형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테르테는 범죄 문제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자신을 비판하는 필리핀과 미국에 대해 “내가 대통령이 되면 외교관계를 잘라버리겠다”고 발언하는 등 외교안보 등의 분야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할 가능성도 높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두테르테 당선에 진짜 범죄자들 물고기밥 만드나 우려
입력 2016-05-10 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