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해 철강 구조조정 나설 듯…포스코 수혜 예상

입력 2016-05-09 22:11

중국이 올해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철강산업은 수년 전부터 과잉 생산으로 가격을 떨어뜨려 글로벌 철강업계 전체를 어렵게 만들었다. 중국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포스코를 비롯한 글로벌 철강회사들의 형편이 나아질 전망이다.

9일 키움증권 박종국 연구원은 “13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이 시작되는 올해 중국 정부가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크며, 5개년 계획의 핵심은 철강을 비롯한 과잉산업 구조조정”이라고 밝혔다. 적자와 부채가 심해지는 과잉산업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매년 6,5% 이상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철강산업에 손을 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중국 중대형 철강사 99곳 중 절반인 49개사가 적자다. 이들 업체는 차입금 등 부채를 통해 수명을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2008년 144%에서 지난해 223%로 크게 증가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철강재 가격이 소폭 회복돼 적자액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이를 근거로 구조조정을 미룰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중국 철강재 가격은 최근 4개월 동안 67%나 올랐지만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저점 수준(t당 400달러)에 불과하다. 박 연구원은 “계획대로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철강재 가격이 하반기에도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며, 중국 철강재 가격 상승은 국내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포스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이 구조조정하겠다는 말만 쏟아내고 실천은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과잉 생산을 억제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수익을 못 내는 제조업체들을 여전히 연명시키고 있어 글로벌 공급 과잉이 심해지고 무역 분쟁도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철강·석탄·태양광 업체 등에 현금을 지원하거나 전기와 같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알루미늄(Chalco)의 경우 지난해 10월 간쑤성에서 연간 50만t 규모의 저수익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으나, 지방 정부가 전기요금의 30%를 깎아주면서 공장 폐쇄 계획은 유야무야됐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