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투 톱’의 계속된 대선 잠룡 언급… 당 안정화·대선승리 카드? 文 견제용?

입력 2016-05-08 16:17 수정 2016-05-08 19:24
우상호 더민주 신임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투 톱’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 외 당내 대선 후보군을 언급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당의 안정적 운영과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바람몰이’라는 것이 공식적인 설명이지만, 문 전 대표 및 친문(친문재인) 진영 견제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력 대선 후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분을 (원내지도부에) 골고루 배치했다”며 “소통이 안돼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일 안희정 충남지사와 가까운 박완주 의원을 원내수석부대표에 임명한 데 이어 이날 손학규 전 상임고문 최측근인 김병욱 당선인을 원내부대표에 임명했다. 앞서 원내대변인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 기동민 당선인, 김부겸 당선인과 동향인 이재정 당선인을 선임했다. 친문 인사인 최인호 당선인도 원내지도부에 포함됐지만 친문 진영이 제20대 총선 당선인의 절반 가까이 되는 점을 감안하면 비중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김 대표 역시 총선 이후 당내 여러 대선 후보가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일 전북 전주 기자간담회에서 “전북 민심이 신뢰할 수 있는 대권 주자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대선 판을 미리 키우고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결집시키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문 전 대표 및 친문 진영에 대한 불만이 우회적으로 표현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총선 기간 문 전 대표의 호남행을 두고 이견을 노출했고, 선거 후에는 합의추대론 등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김 대표는 최근 “문 전 대표가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 원내대표 역시 경선 과정에서 친문 진영에 상당히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 측은 친문의 지원사격을 예상했지만 1차 투표에서 36표라는 예상 외 저조한 성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와 우 원내대표가 친문과의 결별을 염두에 둔 것 같지는 않다”며 “오히려 문 전 대표를 견제하면서 새로운 밀월 관계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