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대회 “김정은 전폭 지지 찬동” 물결

입력 2016-05-08 16:15

북한 7차 노동당 대회에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장황한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 이어 각 대표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북한 정부와 군, 당 기관, 당 지방 조직 등에서 40명이 발언했지만 김 제1비서와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 일색이었다. 한결같이 “김정은 동지의 역사적인 보고를 전폭적으로 지지·찬동한다”는 말로 운을 떼었다.

김기남 당 비서는 “우리 당은 고난의 행군의 엄혹한 시기에도 강성국가 건설의 웅대한 구상을 펼칠 수 있었다”면서 “장쾌한 핵뢰성(핵폭탄 폭음)과 인공지구위성 발사의 연이은 성공으로 선군조선의 힘과 기개를 만천하에 떨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제1비서의 보고를 “모든 문제들에 완벽한 해답을 준 백과전서적인 정치대강”이라고 치켜세웠다.

핵·미사일 개발을 주도해 우리 정부의 독자 제재 리스트에 오른 장창하 제2자연과학원장은 “주체위성의 성과적 발사는 평화적 우주개발이용권을 당당히 행사해나가는 우리 당의 자주노선의 빛나는 승리”라면서 “주체조선의 위성,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의 위성, 위대한 조선인민의 위성이 온 우주를 뒤덮게 하겠다는 것을 굳게 결의한다”고도 했다.

잇단 숙청작업을 주도해 김 제1비서의 ‘칼잡이’로 알려진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발언에 나섰다. 조 부부장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혁명위업 계승의 중대한 시기에 현대판 종파일당을 적발·분쇄하신 것은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고 당의 통일단결을 철통같이 다지기 위한 투쟁에서 근본적 전환을 안아온(가져온) 특기할 사변”이라고 했다.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 등 고위급 인사들을 잔혹하게 처형한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자에 원고지 360장에 달하는 김 제1비서의 총화 전문을 게재했다. 당 대회 대표 40명의 발언도 빠짐없이 실었다. 때문에 평소 6면만 발행하던 노동신문은 네 배 많은 24면이나 발행했다. 앞서 북한은 1980년 10월 6차 당 대회 때 노동신문을 18면 발행했는데 올해는 이보다도 6면 더 많았다. 당 대회가 36년만에 열린 탓에 과거 성과 보고가 길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사회민주당과 천도교청우당 등 노동당의 우당(友黨) 및 해외 친북 단체가 보낸 축하 메시지를 보도하는 데도 한 면을 할애했다. 마지막 면인 24면에는 백두산영웅청년3호발전소를 건립한 청년영웅돌격대원들의 사연을 전하는 기사가 실렸다. 평소 노동신문 마지막 면에는 남한과 미국을 비난하거나 국제정세를 자기 식대로 해설하는 기사가 실렸으나 이번엔 빠졌다.

조선중앙TV는 8일 오후 3시30분(평양시 오후 3시)부터 특별 중대방송을 편성하고 김 제1비서의 총화 보고를 녹화 중계했다. 김 제1비서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상기시키려는 듯 첫날과 마찬가지로 양복에 넥타이 차림으로 연설했다.

조성은 고승혁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