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비성향 10년 만에 최저치…주거비·자동차 ↑ 식료품·교육비 ↓

입력 2016-05-08 13:53 수정 2016-05-08 14:24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평균소비성향 변동의 기여요인 분해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15년 우리나라 1인 이상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72.4%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76.1%)보다도 낮았다. 보고서는 평균소비성향이 최저점을 찍은 것은 그만큼 가계가 소비하지 않고 저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소비성향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2006년 이후부터 10년 동안 민간소비 증가율은 실제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이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소비성향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품목은 ‘실제주거비’(0.61%포인트)와 ‘기타주거관련서비스’(0.16%포인트)다. 전세가격 급등과 월세 전환으로 주거 관련 비용이 증가했다. ‘자동차구입’(0.53%포인트), ‘스마트폰 등 통신장비’(0.52%포인트) 등 일부 내구재 소비 지출과 ‘단체여행비’(0.34%포인트), ‘문화서비스’(0.16%포인트) 등 여가와 관련된 소비 지출, ‘보험’(0.20%포인트) 등도 평균소비성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자동차 구입은 수입승용차에 대한 선호, 지난해 말까지 시행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해 증가했다. 보험 소비는 고령화로 인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소비성향이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통신서비스’(-1.03%포인트)와 ‘복지시설’(-0.86%포인트)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통신서비스의 경우 이동통신사들의 기본료 인하, 결합상품 할인 대상 확대 등으로 지출 부담이 완화됐다. 인구 고령화로 통신비 지출이 낮은 고령층의 비중이 높아진 탓도 있다. 복지시설은 영유아 보육료 지원으로 가계가 어린이집 등에 지출하는 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운송기구연료비'(-0.79%포인트), '연료비'(-0.65%포인트) 등 석유류 관련 품목과 ‘고등 교육’(-0.51%포인트) 등 자녀 교육 관련 품목도 소비성향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직물 및 외의’(-0.28%포인트), ‘신발’(-0.10%포인트) 등 의류와 ‘식사비’(-0.20%포인트) 지출도 줄었다. ‘채소 및 채소가공품’(-0.15%포인트)과 ‘신선수산동물’(-0.14%포인트) 등 식사와 관련된 지출도 감소했다. 특히 교육비의 경우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교육 서비스에 대한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식료품은 가격상승률이 2013년 이후 비교적 안정화되면서 지출이 감소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 연구위원은 “평균소비성향을 높이기 위해서 필수재 가격 안정이 소비로 연결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가계의 주거비, 가계부채 부담을 줄이고 소비심리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택공급 확대, 임대 주택 활성화를 통한 전·월세 가격 안정화 등으로 주거유지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며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층에 대해 임차인 보조금 확대, 저리융자 자금 확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