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기자, 당대회 대신 평양 명소 탐방기 동원?”

입력 2016-05-08 12:51 수정 2016-05-08 12:55


제7차 북한 노동당대회 취재를 위해 평양에 들어간 외신 기자들이 정작 대회장안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명소 구경에 동원되고 있다.

8일 외신들에 따르면 북한은 당 대회를 취재하러 온 기자들을 당 대회 전후로 평양 시내 전선공장과 협동농장, 백화점, 산부인과, 김일성 생가 등으로 안내했다.

당 대회 개막일인 6일 북한이 외신기자들을 대회장 바깥만 찍게 하고 '평양 326 전선공장'으로 데리고 간 데 이어 대회 사흘째인 8일까지도 대회장 접근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현지 취재 중인 줄리 매키넌 미국 LA타임스 베이징 주재 기자는 이러한 부조리한 상황이 마치 사무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현실판 같았다"고 표현했다.

매키넌 기자는 "엄격히 통제된 11일간의 취재 일정이 5일째에 접어들면서 부조리함과 정신이상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수용자들은 점점 견디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전날 평양 시내 산부인과 병원인 평양산원 견학기를 전하면서 "북한이 인민에 대한 지도자의 사랑을 강조하기 위해 번쩍번쩍한 현대 병원으로의 이례적인 견학 기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AFP는 "이 병원이 북한의 전형적인 의료 시설의 모습은 아니다"라며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서 드러난 북한의 열악한 의료 상황 등을 덧붙이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의 제임스 피어슨 기자는 2년 전과 달리 평양 거리에 중국산 전동 자전거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가장 인기 있는 교통수단으로 새롭게 떠올랐다고 전했다.

미국 PBS방송의 프로듀서인 한나 이는 당 대회를 앞둔 지난달 초 여행사를 통해 관광 비자를 발급받아 평양을 방문한 후 7일 평양 방문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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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