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폐손상 위험도 116배

입력 2016-05-08 12:29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될 경우 폐손상 위험도가 11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2013년 이런 연구결과를 도출했지만 당시에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질본은 2011년 8월 가습기 살균제의 폐손상 위험도가 47배라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역사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 연구결과가 지난 3월 18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질본은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을 밝히기 위해 가습기 살균제로 폐손상이 의심되는 환자 16명과 같은 지역사회에 사는 일반인 60명을 비교했다. 나이와 성이 동일한 일반인 60명을 대조군으로 삼은 것이다. 그 결과 PHMG(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이 들어 있는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사람의 폐손상 위험도가 그렇지 않은 사람의 116배나 됐다.

질본은 하지만 이 결과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질본 관계자는 “앞서 2011년 8월 발표에서 가습기 살균제의 폐손상 위험도가 47배라는 결과를 발표했다”면서 “일반인 대상 실험은 이를 내부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2차 조사여서 결과를 공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질본이 2011년 8월 발표에서 ‘위험도 47배 이상’ 결과를 얻은 것은 일반인이 아닌 병원 환자들을 대조군으로 삼은 조사 결과였다.

질본 관계자는 “은폐할 목적이었으면 논문으로 공개하지도 않았다”면서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을 일으킨다는 점은 숫자가 어떻게 나오든 틀림없는 사실이고, 이를 처음 밝힌 건 질본이었다”고 설명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