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새? 기후변화 여파?…중국 남부, 동남아 서식 새들 왜 서해안에서 발견되나

입력 2016-05-08 12:25
검은뿔찌르레기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적 없는 ‘미기록종’ 조류 2종이 서해안에서 발견됐다. 중국 남부나 인도, 동남아 등지에서 서식하는 새들로 조사됐다. 조류 전문가들은 기상악화로 이동 중에 길을 잃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기후변화로 분포 지역이 확장됐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서해안 섬지역에서 ‘통과철새 도래실태’를 조사하던 중 국내에 기록이 없던 검은뿔찌르레기와 회색머리노랑딱새를 처음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검은뿔찌르레기는 지난달 20일, 회새머리노랑딱새는 지난달 30일 인천시 옹진군 섬지역에서 한 마리씩 발견됐다.

검은뿔찌르레기는 중국 남부지역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 동부지역에서 널리 분포하는 텃새다. 몸길이는 25.5∼27.5㎝, 무게는 110g 정도다. 몸 대부분이 검은색인 찌르레기와 비슷하다. 부리가 시작되는 부분에 여러 개의 짧은 깃이 뿔처럼 올라와 있고, 비행할 때 날개에 흰색의 큰 무늬가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회색머리노랑딱새는 중국 남서부지역부터 인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 폭 넓게 분포하는 종이다. 중국 남서부에서는 여름 철새이며 인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텃새로 분포한다. 몸길이는 12∼13㎝ 정도다. 머리와 가슴은 회색, 몸 윗면과 날개, 꼬리는 밝은 녹색이다. 배와 아랫꼬리 덮깃은 노란색을 띄고 있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척추동물에서 미기록종은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두 조류가 기상악화에 의해 이동 중에 길을 잃고 우리나라에 날아왔을 가능성도 있지만 기후변화에 따라 분포지역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까지 날아왔을 가능성도 있다”며 “서식지 확장에 의해 이동했다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발견될 수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모니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