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되는 학생 자치되도록” 서울 학생에 정책 참여 예산 운영권 준다

입력 2016-05-08 12:25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자치 기구에 학생자치와 관련한 예산 5억원에 대한 심의·운영권을 주기로 했다.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온 학생자치 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교육청이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도 학생들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교육청은 이런 내용의 ‘학생참여위원회 활성화 계획’을 8일 발표했다. 9일 오후에는 교육지원청 학생참여위원 대표 55명으로 구성된 ‘학생참여위원회’ 발대식을 연다. 학생참여위원회는 일선 중·고교 학생회장 700여명으로 구성된 학생회 네트워크다. 55명은 700여명인 일선 학생회장들의 대표다. 55명 중에 서울지역을 대표하는 학생참여위원회 회장단이 선출된다. 이날 발대식에서 서울학생참여위원회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서울교육청은 학생참여위가 실질적인 학생 자치기구로 활동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들에게 학생참여예산제 3억원과 학생참여위원회 운영 예산 2억원을 심의·운영하는 권한을 주기로 했다. 학생참여예산제는 중·고교 학생회장들의 선거 공약들을 공모·심사해 학교별로 25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학생참여위 운영 예산으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생 자치에 필요한 사업을 정해 추진한다. 예컨대 학생 스스로 학교폭력 근절 길거리 캠페인에 나서는 것 등이 있을 수 있다. 교육청은 올해 시범 운영해보고 학생생활과 관련한 사업 전반으로 학생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학생들의 정책 간담회 자리를 좀더 자주 만들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자치 활동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스펙’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차피 스펙으로 활용할 거라면 당당하게 활용하도록 도와줄 생각”이라면서 “이 아이들도 공부하는 시간을 쪼개서 아는 것이다. 아이들이 ‘우리 회장 잘 뽑았어’란 반응을 보인다면 대입이든 고입이든 당당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