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개막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10일간의 시네마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굳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제는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날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폐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고, 아쉬운 부분도 많았는데 역대 최다 상영, 최다 매진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조직위가 집계에 따르면 이번 영화제에서는 총 45개국 211편(장편 163편·단편 48편)이 상영돼 상영 횟수가 역대 최다인 503회를 기록했다. 이중 219회가 매진됐다. 앞서 6일 간의 황금연휴를 끼고 매진 214회를 기록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이후 2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7만500여명(6일 기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직위는 각 상영관과 야외상영장, 행사장을 영화의 거리에 집중시켜 관객들의 접근성, 운영의 효율성을 끌어올린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호우와 강풍으로 상영이 취소된 지난 2일과 3일을 제외하고 총 7편(개·폐막작 포함)이었던 야외상영 평균 점유율이 70% 이상을 기록했다. 1만1000여명의 관객이 야외상영장을 찾아 영화를 즐겼다.
개막작 본 투 비 블루(감독 로버트 뷔드로)를 비롯해 이준익 감독의 ‘동주'가 2000석 전 좌석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비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1500여명의 관객이 찾은 ‘미국에서 온 모리스'(감독 채드 하티건) 등이 관객몰이를 했다.
‘우려’의 눈초리를 받았던 논쟁작들은 뜨거운 관심 속에서 화제가 됐다. 국정원 간첩 조작사건을 다룬 최승호 감독의 ‘자백'과 해직 언론인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김진혁 감독의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극우 단체를 소재로 삼은 김수현 감독의 ‘우리 손자 베스트' 등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영화제에 논란의 여지가 클 것이라고 생각된 작품들이 여럿 있었지만,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영화제 본연의 자리를 지켜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 영화제 관계자들 등의 강한 신뢰가 있었기에 지킬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영화사적 의의가 있는 영화들을 상영하고 관객들과 만나는 프로그램 역시 올해도 소규의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슬로건에 맞게 ‘전주'라는 지역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소규의 성과를 거뒀다.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위해 남부시장에 확대돼 진행된 포스터 전시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이날 오후 7시30분 전주 영화의거리 내 옥토주차장에서 열리는 폐막식에서 폐막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디지털 리마스터링'(감독 류승완) 상영을 끝으로 축제의 장을 마무리한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역대 최다 '매진' 기록
입력 2016-05-07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