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런던시장 탄생

입력 2016-05-07 09:18
첫 무슬림 런던시장이 탄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전날 치러진 영국 런던시장 개표에서 파키스탄 출신 버스운전사의 아들인 노동당 후보 사디크 칸(45)의 당선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오후 5시 기준(개표율 90% 이상)1순위 득표 기준 44%를 얻어 경쟁자인 잭 골드스미스 보수당 후보(1순위 득표율 35%)를 9%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당선이 확정됐다. 런던시장 선거는 1차 집계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없으면 3위 이하 후보를 찍은 유권자들의 2차 지지표를 합산해 당선자를 가리는데, 이렇게 하더라도 칸 후보의 당선은 확실하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런던 시장으로 당선된 사디크 칸이 지난달 28일 런던의 한 유세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칸 후보와 골드스미스 후보의 대결은 영국판 ‘금수저’와 ‘흙수저’의 대결구도로도 묘사됐다.

‘금수저’ 골드스미스 후보는 독일계 유태인으로 12억파운드(약2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물려받은 재력가인 반면 ‘흙수저’ 칸 후보는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에서 8남매 중 5째로 태어나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버스 기사였고 어머니는 재봉사였다. 칸은 런던 다민족 주거지역 투팅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신문배달을 하고 공사장 인부로 일하면서 생계를 도왔다. 학창시절 꿈은 치과의사였지만, 한 교사가 그의 달변가 재능을 발견하고 법 공부을 권했고 노스런던대학교를 거쳐 인권변호사로 일했다. 인권단체 리버티에서 3년간 활동했다.

만 15세 때 노동당에 가입한 그는 1994년 보수당의 우세지역 원즈워드에서 시의원에 당선됐고 2006년까지 역임했다. 지난 2005년에는 변호사 일을 포기하고 총선에 자신이 태어난 투팅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져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고든 브라운 총리 시절인 지난 2008년, 칸은 지역사회 장관과 교통장관을 역임하며 영국 최초 무슬림 장관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