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인 김명곤(64) 전 문화부장관이 20여년만에 무대에서 직접 판소리를 선보인다.
김 전 장관이 대표로 있는 공연기획사 선아트컴퍼니는 19~20일 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김 전 장관이 창작 판소리 ‘금수궁가’에 출연한다고 2일 밝혔다.
‘금수궁가’(今水宮歌)는 문자 그대로 ‘오늘의 수궁가’라는 뜻이다.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수궁가’를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했다. 수궁의 용왕과 산속의 호랑이를 민중 위에 군림하는 권력자로 그린 이 작품은 입신양명을 꿈꾸는 자라를 출세지향주의자, 기지와 재담으로 난세를 극복하는 토끼를 서민의 모습으로 대비시켰다.
이 작품은 명창 박초월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김 전 장관이 지난 1988년 ‘수궁가’의 전통 가락은 최대한 살리되 내용과 가사는 새롭게 다시 쓴 것이다. 당시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공연은 초연과 비교해 이야기의 뼈대를 유지하되 현대적 감성을 새롭게 담아냈다. 또 소리꾼 1명이 하던 것을 소리꾼 3명이 출연하는 입체창으로 바꿔 극적인 효과를 배가했다. 오랜만에 직접 판소리를 하는 김 전 장관을 비롯해 차세대 판소리 주자 안이호, 국립창극단 차세대 명창에 선정된 박자희가 함께 한다.
김 전 장관은 “영화 ‘서편제’ 때문에 많은 분들이 나를 판소리 명창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사실 나는 전문 소리꾼이 아니다. 그렇다고 나를 판소리의 문외한이라고 한다면 박초월 선생님에게 사사한 십여 년의 세월이 억울하기도 하다”면서 “나는 20대에 민요와 ‘춘향가’와 ‘흥보가’ 등을 배운 뒤, 30대에는 박초월 선생님의 전수 조교가 되어 ‘수궁가’를 배웠다”고 밝혔다. 이어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느라 오랫동안 판소리로부터 멀어지다가 ‘서편제’로 판소리에 대한 갈증을 잠시 채울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후 이십여 년이 흐르다보니 판소리에 대한 갈증이 다시 또 나를 괴롭힌다. 그래서 ‘금수궁가’를 꺼내 들었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김명곤, 창작 판소리 '금수궁가'로 20여년만에 소리꾼 귀환
입력 2016-05-07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