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어화’로 지난달 관객을 만난 배우 천우희(29)가 한 달 만에 ‘곡성’으로 돌아왔다. 쏟아지는 러브콜 속에 어느새 ‘열일의 아이콘’이 돼버렸다.
천우희는 6일 서울 종로구 팔판로 한 카페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어화와 곡성 개봉이 붙어서 쉼 없이 달려오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며 “차기작도 촬영 중이라 정신이 없긴 하다. 머리가 세 개로 쪼개진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곡성은 한 시골 마을에 벌어진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을 놓고 경찰(곽도원)과 무속인(황정민)이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다. 극 중 천우희는 사건을 꿰뚫고 있는 목격자 무명 역을 맡았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갖는 인물이다.
“곡성이 6개월, 그 다음 해어화가 10개월 정도 촬영을 했어요.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긴 호흡을 계속 가져가야 하니까요. 그래도 일단 두 작품은 다 만들어 놨으니 잘 마무리하면 될 테고, 지금 찍고 있는 ‘마이엔젤’에 또 온 신경을 써야죠.”
천우희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치는 부분이 있지만 최대한 (작품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제가 원래 뭐든지 했다하면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라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찍은 전작 ‘해어화’ 흥행 성적이 썩 좋지 않았던 건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천우희는 “고생을 많이 한 작품이라 더 아쉽지만 (관객의 선택은)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가 참여한 모든 영화는 다 잘됐으면 좋겠죠. 그 많은 스태프들이 다 같이 노력해서 만들었으니까요. 하지만 그게 통하지 않았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시기가 안 맞았든, 영화 자체의 무언가가 문제였든. 받아들여야죠. 아쉽지만.”
차기작에서는 또 새로운 모습에 도전한다. 이윤기 감독 신작 ‘마이엔젤’에서 김남길과 멜로 호흡을 맞춘다. 현재 13회차 정도 촬영이 진행됐다. 천우희는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밝은 인물”이라며 “(소화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나름 귀엽고 밝은 모습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 전에 일단, 프랑스 칸에 다녀와야 한다. 오는 11~22일 열리는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곡성이 초청됐기 때문이다. 천우희는 이번 영화로 처음 해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나홍진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곡성은 오는 11일 국내 개봉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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