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려인마을의 10대 자녀들이 조상의 땅을 돌아보기 위해 수려한 200리 영산강 자전거길을 누볐다. 광주고려인마을지역아동센터(센터장 안드레이)는 ‘조상의 땅을 알고, 참된 기쁨을 회복하자'는 구호를 내걸고 중학생 20명이 영산강 자전거길 완주에 도전하는 행사를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고려인자녀들이 올바른 정체성과 튼튼한 체력을 길러 한국사회의 미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이들은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영산강 자전거길인 광주-나주-목포 (79km)에 도전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그동안 매주 토요일 자전거 타기를 배웠고 약 한 달간의 프로젝트수업을 통해 자전거길 도전을 준비해왔다.
자전거길에 참여한 학생들 중 10여명은 체력이 고갈돼 나주 승촌보와 죽산보에서 차량을 타고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우즈벡출신 박니키타(15세), 카작출신 김베체슬라브(13세), 우크라이나출신배블라디슬라브(16세)군 등 3명은 안드레이 선생님과 끝내 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경험미숙으로 도전을 포기한 학생들은 “다음에는 꼭 완주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다.
목포까지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내디딘 학생들은 “조상의 땅 대한민국이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자전거길에서 만난 이들에게 고려인동포의 귀환을 알리고 고려인마을도 소개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내년에는 영산강 종주길(133km)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과 완주한 안드레이교사는 “짧은 훈련기간에도 숨을 헐떡이면서 코스를 완주하려는 학생들을 보고 정말 기뻤다”며 “한민족의 자랑스런 긍지를 가진 고려인동포로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제자들을 돌보겠다” 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고려인 10대 자녀, 조상의 땅 돌아보기 위해 영산강 자전거길 누볐다.
입력 2016-05-07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