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농락당했다” 당대회 행사장 200m밖에서만 취재 허용

입력 2016-05-06 18:15


"북한 당국에 농락당했다."
제7차 노동당 대회 취재를 위해 평양에 들어간 외신 기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북한은 6일 열린 제7차 노동당 대회 회의장인 평양 4`25문화회관에 외신기자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이 평양발로 일제히 보도했다.

북한은 일본과 중국, 서방 언론매체 기자 약 120명의 외신기자를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외신 기자들을 4·25문화회관 근처까지 안내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채 약 200m 거리에서 대회장 외관 등을 촬영하게 했지만, 대회장 내부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건물에 접근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약 120명의 보도진은 농락당했다"며 "(북한 측은) 오후에는 당대회와 직접 관계가 없는 전선(電線) 공장 취재를 설정했다"고 소개했다.

영국 BBC 스티븐 에번스 기자는 "취재진 4명에게 각자 1명씩 검은 옷의 감시원이 배치됐고, 화장실 안까지 따라붙고 있다"면서 "우리가 찍은 영상 일부를 삭제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CNN의 윌 리플리 기자도 "북한의 (세 차례에 걸친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달 파견됐는데, 관련 내용을 아는 이를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면서 "감시원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편집증적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AP통신은 4·25문화회관 바깥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외부 스케치만 허용된 끝에 북한 당국이 외신기자들을 묵고 있던 호텔로 돌려보냈다고 보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