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인간 신드롬인가’
얼굴을 비롯한 온 몸이 수북한 털로 뒤덮인 방글라데시의 '10대 늑대 소녀’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부모는 딸이 고통 받으며 세상을 등지고 숨어살까 염려해 은행에서 돈까지 빌려 의학적 문제 해결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난 4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방글라데시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중부 탕게일 지역에 사는 12세 비티 아크타르는 매우 희귀하고도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
그녀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두껍고 검은 털로 덮여있다. 마치 원숭이 같다. 아크타르는 태어날때부터 ‘늑대 인간 신드롬(werewolf syndrome)’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그녀가 ‘다모증(hirsutism·털이 지나치게 자라는 증상)'을 앓고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엄마 뷰티 아크타르는 “딸은 온 몸에 모직(wool) 같은 검고 두꺼운 털을 갖고 태어났다. 여러 의사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도 완벽하게 조치해 주지 못했다. 지금은 적어도 털이 더 이상 자라는 건 멈췄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사춘기가 됐을 때 엄마는 딸의 젖가슴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걸 알아챘다.
지난해 말까지 그녀의 젖가슴은 무게 때문에 똑바로 서 있을 수 조차 없었다. 결국 학교도 그만둬야 했다.
엄마는 “사춘기인 걸 이해하더라도 딸의 젖가슴이 너무 빨리 자라서 무거워졌고 결국 배 아래로까지 처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엄나는 “딸은 가슴이 너무 무거워 하루 종일 울었다. 걷지도 똑바로 서있지도 못했다”며 눈물 지었다.
아주 밝은 아이였던 비티는 결국 또래들의 험담 때문에 학교 가는 걸 중단해야 했다. 딸의 비참한 상황은 부모들에게도 스트레스가 됐고 그녀의 미래를 걱정하게 됐다. 다른 두 아이들은 딸처럼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버지 아부더 라자크는 딸을 다카에 있는 방가반두셰이크 메디컬대학의 전문가들에게 데려가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았다. 그는 “딸이 고통받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 딸이 숨어 살까봐 걱정된다. 딸에게 정상적인 삶을 주고 싶다”면서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현재 가능한 조치들을 찾고 있다. 방가반두셰이크대학 내분비내과장인 파리드 우딘 박사는 “이 아이는 비정상적인 호르몬의 심각한 사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약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아직 그녀의 의학적 히스토리와 원인,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아 정확한 판단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늑대인간 신드롬' 외모 충격…12세 소녀의 미래는?
입력 2016-05-07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