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발언 실수 사전 차단 목적?” 북한 언론, 당대회 생중계 안해

입력 2016-05-06 16:35



북한이 6일 노동당 제7차 대회를 개최했지만 정작 언론매체들은 개막 6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이나 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이날 오전 제7차 당대회 개최를 예고하는 기사와 관련 사설 정도만 내보냈다. 북한중앙TV도 아침부터 김일성 김정일 관련 기록영화나 노동당 관련 노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치적을 선전하는 기록영화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외신 취재진 또한 개막식과 총화가 진행되는 4·25문화회관으로의 접근을 통제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예전부터 당대회나 당대표자회 등 주요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를 개최할 때마다 생중계를 하지 않고 사후에 보도하는 형식을 취해왔다.

1980년에 열린 제6차 당대회의 경우 북한은 첫째 날 진행됐던 당시 김일성 총비서의 개회사와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總和) 보고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날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할애해 개회사 내용과 사업총화 보고 내용을 상세하게 실었다. 평소 6면인 노동신문은 당시 22면까지 증면(增面)됐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체제를 장악한 이후에도 이러한 보도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지난 2012년 4월11일 하루 동안 열린 제4차 당대표자회의 경우에도 북한은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북한이 이처럼 주요 회의 장면 공개를 꺼리는 것은 외부에 공개할 내용을 취사선택해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생중계 도중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실수라도 하게 될 경우, 이러한 장면이 그대로 송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는 관측이다. 이는 김일성 시절부터 내려온 관례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동시에 등장하는 6차 당대회 장면도 생중계가 아니라, 기록영화이다. 김일성이 육성으로 총화 보고하고 김정일의 젊은 모습이 담긴 이 기록영화를 6일 아침 중앙TV는 다시 방영했다.

반면, 대규모 군중시위나 군사 퍼레이드 등 내용 자체가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행사들은 생중계를 해 왔다. 지난 해 10월10일 당창건 70돌 경축 열병식과 퍼레이드는 당일 오후 3시 2분전부터 5시30분까지 2시간32분 동안 생중계됐다. 

 2010년 10월에 있었던 당 창건 65주년 경축 열병식도 1시간47분가량 생중계됐으며, ▲북한정권 창건 65돌 노농적위대 열병식(2013.9.9) ▲전승(정전협정 체결) 60돌 경축 열병식(2013.7.27) ▲김일성 생일 100돌 경축 열병식(2012.4.15) 등도 생중계했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