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그그림'을 아시나요.... 글과 그림 경계 허무는 '부서진 조각들'전

입력 2016-05-06 15:21 수정 2016-05-06 16:37
김윤신, '부서진 조각들 0_out', 종이에 타이핑, 21x75cm, 2016
박해빈, 'Deep', 캔버스에 유채, 80.3x116.8cm, 2016
글과 그림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해온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작가들이 그룹전 ‘부서진 조각들’ 전을 마련했다.

김윤신(35), 박해빈(34), 이상홍(40)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작가집단 ‘그그림’(‘그림 같은 그림 같지 않은 그림’의 줄임말)을 결성해 함께 활동해왔다. 텍스트와 시각 작업을 병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글이 항상 구체적이고 명료한 것이 아니듯, 그림 또한 난해하고 모호한 것만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선언이다. 글과 그림이 함께 이들의 작업 자장(磁場) 안에 머문다는 얘기다.

이번 전시 역시 그렇다. 김윤신 작가는 일상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물들에 대해 스무 편의 짧은 텍스트를 작성하고, 직접 쓴 글을 구형 타자기로 다시 치는 물리적 과정을 거친 ‘타이프-드로잉’을 선보인다. 보통의 관람객이 보면 ‘애걔, 이게 미술작품이야?’ 할 타이핑한 일기 글 같은 게 전시 돼 있다.

박해빈 작가는 초현실적인 이미지의 심리적 풍경을 유화로 표현했다.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이 허구의 소설 속 한 장면과 오버랩 되어 비현실적으로 보인다거나,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의 모습이 미디어 속 한 장면 같아 도리어 평범하게 보이는 순간들이 있다. 박 작가는 이처럼 친숙한 것 같으면서도 기이하고, 명징한 것 같으면서도 모호한 심리적인 경계에 대한 호기심을 회화를 통해 시각화한다.

이상홍 작가는 2005년부터 시작한 몽블랑 만년필로 드로잉한 신작을 내놓았다. 그는 이질적인 것들이 접목하면서 발생되는 소통의 확장 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작업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면과 패턴을 활용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살롱드에이치 갤러리. 6월 17일까지(02-546-0853).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