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지잡대생과 저녁” 홍콩 여행사 포스터 물의…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6-05-07 00:02

‘헬조선으로 여행가실 분 모십니다. 자살 학교 체험도 있고 자살 악명 마포대교도 갑니다. 지방대생들도 만나요~’

홍콩의 한 여행사가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의 여행 포스터를 배포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의 항의로 포스터는 삭제됐지만 네티즌들은 ‘한국 깎아내리기’의 저의가 궁금하다며 불쾌해하고 있습니다. 7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논란은 홍콩에서 한글 신문을 발행하는 홍콩수요저널이 5일 <“헬조선 가보자” 홍콩 여행사, 한국 비하 포스터 사과>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고하면서 일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제보자는 학내 게시된 포스터를 보고 놀라 이를 사진으로 촬영해 홍콩수요저널 측에 제보했다는군요.

포스터에는 한국 비하로 가득합니다.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른 시위자들이 포스터의 배경입니다. 제목은 ‘6 to 9 June 2016 Tour South Korea: Hell Joseon'이라는 영문과 ‘南韓行: 地獄朝鮮’의 한자로 돼있네요, 이어 ‘K-POP의 화려한 무대와 경제 성공의 뒷면에는 거대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한국에선 이를 두고 헬조선이라고 부른다. 분단국인 한국의 진짜 모습을 둘러보자’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여행 일정에는 ▲삼성전자 방문 ▲자살학교(Death School) 체험 ▲서울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탐방 ▲통일부 방문 ▲노숙자 자원봉사 ▲자살로 악명 높은 마포대교 방문이 나열돼 있습니다. 또 여행 하이라이트에는 ‘지방대생들과의 저녁(Dinner with local University students)’가 있습니다.

포스터는 TLX여행사(TLX Travel Ltd.)라는 곳이 의뢰해 이스턴 비전(EASTERN-VISION)이라는 웹사이트가 제작한 것으로 돼있는데요.

홍콩수요저널은 이스턴 비전의 홈페이지에 홍콩대 교수와 한국 유명대학 교수 2명, 중국 대학 교수 등의 소견이 있는 점으로 미뤄 여행 상품이 학술적 모임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스턴 비전은 SNS에서 북한을 옹호하면서도 한국에 대해서는 ‘원숭이’ ‘헬조선’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습니다.

어쨌든 문제는 한국관광공사 홍콩지부의 항의를 받은 여행사가 ‘마케팅 방식이 잘못됐다’면서 사과하고 포스터를 삭제하면서 일단락됐습니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불쾌하다는 반응입니다.

“중국에 넘어가 헬차이나된 곳이 헬조선 여행상품이라니!”

“홍콩, 남말할 처지가 아닐텐데”

“지잡대생들과 저녁이라니, 저건 뭐냐?”

“자살학교, 자살 대표, 분단현실 등을 여행상품이라고 내놓다니 엽기네”

등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굳이 먼 나라에 와서 밑바닥을 경험하겠다는 점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실제 한국의 단면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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