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우(19)씨가 ‘학교 밖 청소년’에게 건넨 공연티켓(국민일보 5월 3일자 25면 참조)이 가수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전달됐다.
이영노(19)군과 안재준(19)군은 4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뮤지컬 ‘마이 버킷리스트’공연을 관람했다. 이군은 유씨가 공연을 하기로 했던 지난해 10월 한마음콘서트에서 무대에 올랐었다.
이군은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2014년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다툰 뒤 학교에 자신에 대한 안좋은 소문이 퍼지자 학교에 안나가기 시작했다. 오해를 풀기보다는 피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결석이 잦아지자 벌점이 늘었다. 퇴학은 피해야겠다는 생각에 전학을 갔으나, 전학 간 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했던 그는 결국 그해 12월 자퇴를 했다.
이군은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했지만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은 접지 않았다. 부모님이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당장 돈이 되지 않으니 취미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설득할 때마다 꿈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고 했다. 그때마다 비록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배우고 노래방에서 연습하며 배운 노래였지만 오디션 프로그램 예선을 통과하거나 무대에 서서 공연한 경험이 이군의 꿈을 지탱했다. 이군은 “지난해 10월 관악경찰서 어울림 콘서트에서 1600명 앞에서 공연했던 경험이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이군은 4일 뮤지컬을 보기 전부터 기대에 차있었다. 그는 “또래인 유씨가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응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군은 공연을 보는 내내 무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공연을 본 뒤에는 “좋지 않은 집안사정 속에서 아빠 때문에 시련을 겪는 강구란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많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함께 뮤지컬을 관람한 안군도 지난해 말 스스로 학교를 그만 둔 학교 밖 청소년이다. 안군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툰 뒤 어머니가 학교로 불려오는 것이 싫었다”며 “한부모 가족이기 때문에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미용실에서 일하시는데 나 때문에 7~8번씩 학교로 불려오자 미용실 2곳에서 어머니를 해고했다”고 말했다. 결국 안군은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는 것을 선택했다. 안군은 “부모님이 이혼하고 나서 어머니와 같이 살았는데, 나를 잡아줄 사람이 없어 사고를 많이 치고 다닌 것 같다”며 후회하기도 했다.
안군은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 친구들이 그립고 미안하다”며 올해 말 학교를 다시 다닐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는 졸업한 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안군은 초등학교 때는 축구부였지만 중학교에 진학한 뒤 집안 사정으로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고 말했다.
이군과 안군은 뮤지컬을 관람한 뒤 티켓을 선물해 주고 공연을 보여준 유씨를 만나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유씨는 또래의 친구들을 반갑게 맞으며 “저도 그렇고 우리나이 때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지원만큼 고마운 것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홍석호 오주환 기자 will@kmib.co.kr
‘학교 밖 청소년’에게 유승우가 건넨 ‘가수의 꿈’
입력 2016-05-07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