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멀어진 다우토을루 터키 총리, 결국 사임 발표

입력 2016-05-05 22:14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진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터키 총리가 5일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우토을루 총리는 이날 집권 정의개발당(AKP) 지도부와 만난 뒤 사임 의사를 표시했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은 22일 당 비상 총회를 열어 당 대표 선거를 할 예정이었다. 여기서 선출된 사람이 총리가 된다. 이날 다우토을루 총리는 방송에 나와 “당의 통합을 위해 대표를 교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고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터키 총리가 5일 터키 안카라에서 열린 당 비상 총회에 앞서 언론에 자신의 사임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AP뉴시스



22일 새 당 대표가 선출되는 대로 실질적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다우토을루는 당에 남겠다고 했다. 또 “대통령의 영예는 본인의 영예”라고 말하며 레셉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다.

다우토을루 총리는 현 내각책임제를 대통령 중심제로 바꾸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의지에 대한 이견을 분명하게 나타내 사임을 예견하는 분위기가 컸다. 총리와 대통령은 전날 만났다.

2002년 터키 사상 처음으로 세속주의 원칙을 버리고 친이슬람주의를 표방해 총선에서 승리한 에르도안은 10년 넘게 터키 정치를 좌지우지하다 2014년 실권이 없는 대통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부터 대통령 중심제로의 개헌에 박차를 가했으나 잇따라 실패했다.

에르도안은 교수 출신으로 외무장관이던 다우토을루를 후임 총리 겸 AKP 대표로 택했다. 거수기 역할에 만족할 것으로 예상됐던 다우토을루 총리는 점차 권위적, 강압적 통치력을 행사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견해를 꾸준하게 표명해 두 사람의 사이가 벌어졌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