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가습기특위’ 출범 “정부 미온적 대처, 이 참에 뜯어고칠 것”

입력 2016-05-05 15:52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가습기살균제 대책특위 위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향후 활동 계획을 말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금태섭 당선인, 이언주 특위간사, 양승조 위원장, 정춘숙 당선인.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5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위원장으로 양승조 의원을 임명했다. 양 위원장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 구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더민주 가습기특위는 9일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양 위원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에 가습기특위를 설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특위의 목표로 ‘진상규명’과 ‘피해자 구제’를 내걸었다. 양 위원장은 “새누리당, 국민의당과 협조해서 국회에 진상규명과 문제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며 “관련 정부기관을 소환해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화학물질과 관련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화확물질 피해자 구제법’을 제정하고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청문회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필요하다면 청문회 개최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며 “어떻게 보면 메르스·세월호 사태와 맥락이 같다. 철저한 검찰조사로 원인을 규명했더라면 피해 확대를 미연에 방지됐을 것”이라고 했다.

가습기특위 간사로는 이언주 의원이 임명됐다. 위원으로는 한정애 남인순 의원을 비롯해 김정우 금태섭 이훈 정재호 정춘숙 당선인이 선임됐다. 이 간사는 “아직 20대 국회가 개원하기 전이지만 워낙 시급한 사안이라 먼저 당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저희가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간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겠다고 했다. 그는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피해 구제대책은 시행 안됐고, 정부 부처간 (책임넘기기) 핑퐁 게임을 한 정황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며 “그 과정에서 어떤 부서가 책임이 있는지 구조적으로 문제인지 저희가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연히 정부가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섰어야 했는데도 불구하고 미온적으로 떠넘겨 결과적으로 피해자들이 오롯이 개인 문제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며 “구조적 문제를 이참에 뜯어 고쳐야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 가습기특위는 9일 예정된 첫 회의에서 피해자들의 의견을 듣고 관련 정부부처로부터 진행경과와 자체적으로 수립한 대책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