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정치인 전성시대-당정청 포스트와 차기 주자까지

입력 2016-05-05 15:05

바야흐로 2세 정치인 전성시대다. 박근혜 대통령이 ‘부녀(父女) 대통령’ 시대를 연 데 이어 당정의 주요 포스트와 여야의 차기 대권·당권 후보군에 대(代)를 이어 정치에 투신한 2세들이 대거 포진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20대 총선에서 4선에 성공한 정진석 당선인은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아버지에 이어 2대째 박 대통령 가문과 손발을 맞추게 됐다. 정 원내대표의 부친은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으로 박정희 대통령 시절 내무부 차관(1973~1976년)을 역임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정치적 동지이기도 한 정 전 장관은 정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10대 국회부터 무려 6차례나 당선됐다. 박근혜정부 ‘경제수장’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부친도 5선을 지낸 유치송 전 민주한국당 총재다.

거물급 여야 인사 중에도 2세 정치인이 수두룩하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6선)의 선친인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은 제5대 국회의원이었다. 총선을 통해 4선 고지에 오른 정우택 의원은 5선 의원 출신인 정운갑 전 농림부 장관의 아들이다. 같은 4선인 홍문종 의원도 11, 12대 국회에서 민정당 의원을 지낸 홍우준 전 의원의 장남이다. 3선 중에는 6선 출신 이중재 한나라당 상임고문의 아들인 이종구 당선인과 김태호 전 민자당 사무총장의 며느리인 이혜훈 당선인이 있다. 또 김세연 의원은 5선을 지낸 김진재 전 한나라당 부총재의 아들이자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사위다.

무소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유승민 의원은 13,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이다. 지난해 작고한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 차남인 장제원 당선자도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야당에선 ‘마포의 터줏대감’으로 불렸던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3선에 성공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6선을 지낸 김상현 전 민주당 의원의 아들인 더민주 김상현 당선인도 2전3기 끝에 이번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여권 차기 주자로 꼽히는 남경필 경기지사도 2세 정치인이다. 남 지사는 부친인 남평우 전 의원이 15대 당시 임기 중 작고하자 수원 팔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 불과 33세로 국회에 입성했다. 비록 원외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도 총선을 계기로 정계에 입문,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