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5월 3일 서울 꿈나래 어린이 영어 도서관을 방문했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처음엔 카메라 앞에서 쭈뼛쭈뼛 했던 아이들이 입을 열기 시작 하자 조용하던 도서관에는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꿈나래 도서관에서 만난 어린이들이 어린이날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은 놀이공원이었습니다. 부모들에게는 붐비는 놀이공원이 공포로 다가오겠지만 아이들이 선호하는 취향저격 장소는 역시 놀이공원이었습니다.
어린이날 선물을 준비 하는 부모와 기대에 가득 차 있는 아이들의 생각은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책을 선물해주고 싶어 하는 엄마 마음도 모른채 아이들은 레고 혹은 닌텐도 문구용품 등을 받기 원했기 때문이죠.
또한 아이들과 멋진 추억을 위해 여행을 계획하는 부모와 달리 "그냥 집에서 하루 종일 게임을 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솔직한 대답은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아마도 여행은 아이들 보다 부모님들에게 필요한 ‘힐링의 시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가장 두렵고 싫어하는 것은 부모님이 화를 낼 때였습니다. 자녀를 사랑하고 아끼는 부모들도 종종 아이들에게 화를 낼때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이 화낼때 대부분이 “속상하다”고 대답했는데요.
도서관에서 만난 박자연 씨는 “엄마의 조급한 마음과 달리 아이들이 너무 여유로워서 차이가 클 때 마음이 힘들 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부모님이 가장 좋을 때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사주거나 용돈줄때가 아닐까? 예상했지만 아이들의 의외의 대답에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자신을 “칭찬해줄 때” “안아줄 때”라고 대답했기 때문이죠.
그 어떤 좋은 물건도 따뜻한 사랑을 대신할 순 없다는 것을 아이들 통해 배우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부모님의 가슴만큼 따뜻했던 곳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더 많이 안아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 아이뿐만 아니라 주변의 아이들도 함께 안아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과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어린이날은 바쁜 일상 가운데 잘 챙겨주지 못했던 아이와 그저 선물주고 함께 놀아주는 이벤트의 날이 아니라 “엄마 품이 제일 따뜻하다”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포옹의 선물도 함께 해주면 어떨까요?
오늘 꼭 잊지말고 아이를 꼭 안아주세요.
도서관에서 만난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의 모습 영상 뉴스로 직접 만나보세요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