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칸스포츠 등 일본 스포츠 매체들은 포항 선수가 경기장에 쓰레기를 버려 우라와 선수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고 전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앞서 포항은 지난 3일 오후 7시30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우라와와의 2016 ACL 조별리그 H조 6라운드 최종전에서 1대 1로 비겼습니다. 포항은 후반 19분 라자르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2분 즐라탄 류비얀키치에게 페널티 킥 동점골을 내주며 비겼습니다. 포항은 이날 무승부로 1승 2무 3패 승점 5점을 기록하며 조 최하위로 올 시즌 ACL을 마감했는데요.
문제는 경기가 끝난 직후 발생했습니다.
일본 축구팬이 직접 찍어 인터넷에 올린 영상을 보면 일본 우라와 선수들은 포항 선수들에게 그라운드에 테이핑을 왜 버리느냐며 지적합니다. 그러자 포항의 정원진 박선주 선수 등 두 명이 주변에 떨어진 테이핑을 줍는데요. 이후 어쩐 이유에서인지 애초 테이핑을 그라운드에 던졌던 김광석 선수가 다른 선수들이 주운 테이핑을 전해 받은 뒤 다시 그라운드에 던집니다. 쓰레기를 주우라는 우라와 선수들의 요구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추측됩니다.
김광석 선수가 쓰레기를 그라운드에 던지자 우라와의 골키퍼가 먼저 나서 이를 거칠게 항의했고 곧바로 양팀 선수들이 엉키며 큰 싸움으로 번질 뻔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다행히 소동은 실제 싸움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습니다.
일본 언론들도 포항의 비매너를 문제 삼았습니다. 한 매체는 “싸움이라는 최악의 사태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한일 간 축구 대결은 뒷맛이 나쁘게 남았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축구팬들도 인터넷에서 “역시 한국인은 나쁜 O이었다” “함께 축구를 하는 것조차 창피하다”면서 비난 댓글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일부 양심적인 일본 축구팬들은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장본인은 포항 선수들이 아니라 우라와 팬들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경기 내내 한국인을 차별하는 구호를 외치면서 도발했다는 것입니다.
우라와 레즈 서포터스들은 이전에도 한국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언동을 일삼았습니다. 실제로 2014년 3월에는 우라와 레즈 서포터스가 ‘일본인만 출입’(JAPANESE ONLY)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우라와가 무관중 경기를 치른 적도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우라와 서포터스들은 경기 내내 ‘O 먹는 한국인들을 몰살하라’는 식으로 연호했다”면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다 질려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쨌든 그렇다고 해도 포항 선수의 비매너 논란은 비켜가기 어려워 보입니다. 현재로선 우라와 팬들의 한국인 차별 구호는 증거가 없고 포항 선수의 쓰레기 투척은 증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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