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포급(2000t급) 잠수함보다 더 큰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 군사문제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은 4일 북한전문 엡사이트 ‘38노스’에서 “북한이 지난달 23일 동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때 사용한 잠수함보다 더 큰 잠수함을 건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지난달 28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잠수함 조립용으로 추정되는 건물을 재단장하는 작업과 조립된 잠수함이나 다른 선박을 진수시키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확장용 램프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램프 앞쪽에 있는 바지선은 수중레일 작업용이거나 장애물제거용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이 작업이 완성되면 북한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고래급(신포급의 군사적 명칭)잠수함보다 더 큰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지난달 23일 SLBM 발사에 사용한 신포급 잠수함은 SLBM 단 1기만 장착할 수 있다. 단 1기의 SLBM을 장착할 수 있는 잠수함의 군사적 효용가치는 크지 않다. 군사전문가들은 SLBM이 전략적인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적어도 3기 이상 탑재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당초 북한이 SLBM개발을 위해 1990년대 구 소련으로부터 도입한 골프급 잠수함은 배수량이 2900t급으로 3개의 SLBM 발사관을 장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신포급 잠수함의 SLBM 발사에 성공한 뒤 배수량을 늘려서 3기의 SLBM장착이 가능한 3000t급 잠수함 건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신포급만으로는 남한을 공격할 수는 있지만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기에는 제한이 있어서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신포급의 발사 능력은 안정화 단계인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위성사진 분석결과, 항상 잠수함 남쪽에 가까이에 있었던 수중발사용 바지선이 이번에는 잠수함 북쪽에 다소 멀리 떨어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SLBM 개발수준이 수중바지선이 필요 없는 단계까지 진전됐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한 국책기관 잠수함 전문가는 “북한의 잠수함 건조기술은 1990년대 구 소련 붕괴시 대거 유입된 기술자들이 가져온 자료와 경험을 기반으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오는 6일 개막하는 제7차 노동당 대회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우상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36년만에 개최되는 이번 당 대회는 ‘김정은 시대’를 본격적으로 선포하는 대회로 이를 위해 김 제1비서의 위상을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수준에 올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이번 7차 당대회를 통해 북한식 사회주의 당-국가 체제의 제도적 완성을 기하는 한편, 김정은 체제의 공고함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당대회는 118개국에서 177개 대표단이 참여한 1980년 10월 6차 당대회와 달리,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국가들이 대부분이어서 ‘집안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북한, 2000t급 이상 잠수함 건조 가능성
입력 2016-05-04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