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작렬' 정의화, 정진석에 "원내수석 잘뽑아라" 충고

입력 2016-05-04 15:10

정의화 국회의장이 4일 신임 인사차 예방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당선인에게 “원내수석부대표를 잘 뽑으라”고 조언했다.

정 의장은 “정 많은 아우님 같은 분”이라고 정 원내대표에게 친근감을 표한 뒤 “제가 보니까 원내수석부대표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 지는 것 같다. 내가 희망하는 건 수석을 아주 원만하고 대표님 말씀을 잘 듣는 분으로 선택해달라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원내대표는 당에서 뽑는 사람이지만, 원내수석은 원내대표가 임명하는 사람인데 그동안 보면 당청 역학 관계 때문인지 모르지만 수석이 앞서는 모습이 있어서 양당이 일정을 잡고 국회를 운영하는데 있어 의장으로서 불편한 게 있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정 의장이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왔던 조원진 의원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 수석은 그간 경제활성화 관련법, 테러방지법 등에 대한 직권상정 요구를 거부하는 정 의장을 향해 “의장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며 비판했다. 이에 정 의장은 “그 친구 천벌 받는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의장의 ‘뒤끝’있는 충고에 정 원내대표는 “고향으로 돌아오시라”고 응수했다. 총선 공천 파동을 비판하며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어졌다”고 밝힌 정 의장에게 복당을 요청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권유에 당황한 정 의장은 “원내대표가 훌륭한 분이 됐으니 다시 한번 재고를 해봐야겠다”며 처음엔 에둘러댔지만 곧이어 “내 고향 부산으로 돌아가 정치를 떠나 나라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해보려 한다”며 사실상 제안을 거절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