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의 전인지 따라하기, 5일부터 일본 살롱파스컵 출전

입력 2016-05-04 15:13
박성현(왼쪽)과 전인지. AP뉴시스

‘장타자’ 박성현(23·넵스)이 지난해 전인지(22·하이트진로)의 행보를 밟는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뒤 일본과 미국의 메이저 대회를 정복하는 시나리오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이미 3승을 거둔 박성현에게 국내 무대는 좁다.

올해 미국 전지훈련을 마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3개 대회에 출전해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던 박성현이 처음으로 일본 무대를 노크한다. 5일부터 나흘간 일본 이바라키현 이바라키 골프장(파72·6605야드)에서 열리는 일본여자골프(JLPGA) 시즌 첫 메이저대회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총상금 1억2000만 엔)다. 지난해 전인지가 처음 출전해 덜컥 우승컵을 안았던 그 대회다. 전인지는 당시 이 대회 우승의 여세를 몰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과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며 한 해 한·미·일 3개국 메이저 대회 석권이란 금자탑도 쌓았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 처음 초청됐다. 대회 규정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세계랭킹 30위 안에 들었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전인지가 그랬던 것처럼 이 대회 우승을 발판으로 미국 메이저 대회 우승도 겨냥한다.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박성현은 올해 미국 본토에서 열린 LPGA 투어에 처음 출전해 파운더스컵 공동 13위, 기아클래식 공동 4위, 그리고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공동 6위에 오르며 초청 선수답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처음 출전하는 일본 코스에서도 쉽게 적응하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대회 코스인 이바라키 골프장은 난코스로 유명하다. 코스는 6605야드로 길지만 페어웨이는 넓지 않다. 270야드를 넘나드는 비거리를 자랑하는 박성현으로서는 거리보다 페어웨이 안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이 코스는 또 그린이 페어웨이보다 약간 높은 포대 그린이라 정교한 아이언 샷을 해야 한다. 3개월 간의 미국 전지훈련 기간 쇼트게임을 집중 보완한 박성현이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디펜딩 챔피언 전인지가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불참하지만 LPGA 최장타자 렉시 톰슨(미국)이 초청됐다. 박성현과 톰슨은 각각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장타자이지만 1, 2라운드에서는 각기 다른 조에서 편성돼 맞대결은 볼 수 없다. 톰슨은 올 시즌 LPGA 대회에서 미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우승을 맛본 세계랭킹 3위의 강자다.

박성현은 “우승 욕심은 없고, 처음 경험하는 일본 코스이기 때문에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싶다”면서도 “일본 코스는 나무가 많아서 좀 답답하다고 들었다. 하지만 늘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JLPGA 투어 통산 20승을 거둔 안선주(28), 16승의 이보미(28·코카콜라재팬), 12승의 신지애(28·스리본드), 2승의 김하늘(28·하이트진로) 등 JLPGA 투어 한국 선수들이 박성현이 넘어야 할 산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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