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물원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 본격화

입력 2016-05-04 12:27
전북 전주동물원이 개장 38년 만에 생태동물원으로 변신하는 사업이 본격화했다.

전주시는 생태동물원 조성사업의 첫 번째 사업인 호랑이·사자 사(舍) 환경개선공사를 마무리했다고 4일 밝혔다.

전주시는 모두 4억원을 들여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동물들의 활동 공간을 기존보다 2배 이상 확장했다. 각 사에는 동물들이 놀고 활동할 수 있는 물웅덩이와 놀이기구 등을 설치하고 나무를 심었다.

호랑이사에는 소나무와 대나무, 조릿대, 수수꽃다리 등이, 사자사에는 초원환경을 재연하기 위해 잔디와 사초, 띠풀 등과 함께 열대기후에 사는 특성을 반영해 온열바위가 각각 설치됐다.

새 보금자리에는 시베리아 호랑이 세 마리(호강·수호·춘향)와 사자 세 마리(무진·완산·덕진)가 생활하게 된다. 시는 기존 맹수 탈출 방지를 위해 깊고 넓게 파놓았던 함정을 흙으로 메우고 호랑이와 사자에게 활동 공간으로 내주었다. 대신 안전펜스와 유리 관람대, 수목차폐를 통해 관람객 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와 함께 호랑이와 사자의 전시방법도 기존 사람 위주의 완전개방 대신 한정된 구간이지만 수목 차폐를 통해 유리창 바로 앞에서도 볼 수 있는 몰입 방식을 택했다.

앞서 시는 지난달 7억5000만원의 예산이 들여 동물병원을 신축했다. 이에 따라 더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진료와 치료가 가능해 동물복지도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1978년 개원한 전주동물원은 경기도 이남에서는 가장 큰 규모(12만6000㎡)를 자랑하고 한 해 91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왔지만, 낙후된 시설과 동물복지가 고려되지 않은 서식환경 등으로 인해 전국에서 ‘가장 슬픈 동물원’으로 불렸다. 이에 시는 오는 2018년까지 모두 400억원을 들여 동물막사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고 야생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시설로 바꿔 행복한 동물원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시는 이번 호랑이·사자사 환경개선에 이어 최악의 환경으로 꼽혔던 곰사를 바꾸는 작업을 조만간 시작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동물은 단순 볼거리가 아닌 인간과 교감하는 존엄한 생명인 만큼, 앞으로 동물복지와 생태, 종 보전을 중심에 두고 동물들이 행복한 동물원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