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근 새 논문도 이상하다” 무림고수 또 의혹제기…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6-05-04 10:41 수정 2016-05-04 12:52
지난해 논문 표절로 곤욕을 치렀던 ‘천재소년’ 송유근의 새로운 논문이 또다시 표절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이번에도 물리학계 인터넷 무림고수 ‘김물리’씨가 강한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이 어떻게 판가름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4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의혹은 김물리가 전날 오후 디시인사이드 물리학 갤러리(이하 디시 물갤)에서 ‘송유근 논문과 조용승 교수의 논문을 비교해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습니다.

김물리는 지난해 송유근 논문 표절 사태 당시 어떤 점이 문제인지를 상세히 정리한 글을 디시 물갤에 올려 눈길을 끌었던 장본인입니다.

스스로 60여편의 물리학 논문을 썼다고 소개한 김물리는 당시 ‘송유근식에 없음. 오류로 보임’이라거나 ‘송유근 식에 맞춤. 실제로는 이렇게 간단히 할 수 없음’ ‘송유근은 이를 ~로 표현함. 오류 같음’이라고 지적하며 “7년 과정에서 나온 논문이 이거라면, (이의 오류를 지적한) 저는 뭐 천재인가”라며 일반 물리학도인 본인도 지적할 수 있는 문제가 있는 논문을 송유근이 왜 발표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송유근이 표절했거나 제1저자로 돼있는 박석재 박사가 자기표절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는데요.

실제 천체물리학저널은 지난해 10월 10일에 실렸던 송유근의 논문이 표절로 확인돼 해당 논문의 게재를 철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송유근이 제1저자로 교신저자 박석재 박사와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한 문제의 논문이 2002년 박 박사가 쓴 논문과 같다는 의혹이 있다는 비판을 받아들인 것이죠. 박석재 박사는 당시 “논문의 앞부분은 비슷하지만 중요하지 않고 핵심인 편미분방정식이 다르므로 둘은 다른 논문”이라면서 “2002년 내가 하지 못한 작업을 2015년에 유근이가 해냈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이번에 문제가 된 논문은 아직 정식으로 인정된 논문은 아니고 조만간 저명한 저널이나 학회에 발표를 앞두고 아카이브에 올라있는 논문이라고 합니다. 논문 제목은 ‘The Influence of the Shear on the Gravitational Waves in the Early Anisotropic Universe’이고 송유근과 박석재 박사가 함께 썼다고 돼있습니다.



이 논문은 ‘The European Physical Journal C’라는 저널에 실리기 직전 상태라고 합니다. 지난해 송유근의 논문을 철회한 천체물리학저널은 물리·천문분야 저널 중 40위인데, 이 저널은 180위라고 하네요.

김물리는 이 논문이 송유근을 가르쳤던 조용승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2011년 논문과 흡사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송유근의 2016년 논문과 조용승 교수의 2011년 논문을 조목조목 비교했는데요. 수식이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운데다 영문으로 돼있어 일일이 글로 설명하기 어려우니 직접 눈으로 비교해 보시죠. 김물리는 보기 편하게 두 논문의 비슷한 곳을 빨간색 녹색 노란색으로 정리했습니다.



저처럼 문외한이 보기에도 비슷한 구석이 많아 보이는데요.

김물리는 글의 말미에 ‘베끼기 실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 ‘조용승 교수의 D-차원 논문에 D=4를 대입하고, Ellis의 1998년 논문에서 식 몇 개 따와서 조용승 교수의 논문에 대입을 한 후 조용승 교수 논문의 부록 (Appendix)까지 따와서 붙여 넣으면 송유근 논문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 논문은 조용승 교수가 저자에 들어가지 않으면 송유근/박석재의 기여 여부와 상관없이 표절이 될 것 같은데 왜 조용승 교수의 이름이 빠져있을까요?’라며 의아해하기도 했는데요.

한 네티즌은 “리뷰라고 해도 미치지 않은 이상 그대로 베껴오지 않는다”면서 “게다가 레퍼런스까지 그대로 베껴왔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조용승 교수의 논문을 정리하고 다른 레퍼런스들을 참조한 것으로 볼텐데요? 이건 그냥 베낀 것이다. 말도 안 돼”라고 비판했습니다.

또다시 표절 시비라니, 안타깝습니다. 송유근이 어떻게 이 문제를 돌파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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