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署, 100억대 사기범 잠적 2년 만에 검거

입력 2016-05-04 12:26
김모(41)씨는 투자를 위해 건물을 알아보던 중 2014년 10월쯤 황모(52)씨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시공비용이 부족한데 3억원을 빌려주면 3개월 동안 30%씩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것이었다. 금액이 크다 보니 담보를 제공하라는 김씨의 말에 황씨는 “건물이 지어지면 분양가 6억원의 상가를 3억원에 주겠다는 계약서를 작성해 주겠다”고 김씨를 안심시켰다.

뜻밖의 좋은 조건에 김씨는 3억원을 황씨에게 건넸으나 이후 황씨는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뒤늦게 확인해본 결과 이 상가는 수십억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데다 이마저도 이중으로 계약돼 있어 담보가치가 없었다.

김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에서야 황씨가 자신뿐 아니라 25명으로부터 109억원을 받아 챙기고 잠적한 사실을 알게 됐다.

경기도 파주경찰서는 잠적한 지 2년여 만인 지난 4월27일 강원도 횡성군 한 농가주택에 은신해 있던 황씨를 붙잡아 사기 및 업무상배임 혐의로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황씨는 내연녀 주택에 은신해 있으며 집 근처에 CCTV를 설치하고 내연녀 명의로 휴대폰과 차량을 제공 받아 도피생활을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도피 중에도 지인의 명의로 6000여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부동산 매입자금이 피해금액에서 흘러들어 간 것으로 보고 나머지 자금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황씨를 숨겨준 내연녀에 대해서도 범인도피 및 은닉혐의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파주=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