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은평구의 한 재래시장. 송모(49)씨는 팬티만 걸친 채 고함을 치며 욕설을 내뱉었다. 팬티 위로 드러난 가슴에는 용 문신이, 오른쪽 팔에는 호랑이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송씨는 다음날 오후 9시 시장 내 술집을 찾아 술을 달라며 행패를 부렸다. 이를 말리는 업주 김모(65)씨의 머리를 벽에 찧고 주먹으로 때려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혔다.
전과 31범에 10년 넘게 실형을 산 송씨는 지난해 3월 출소한 뒤 이 시장을 돌며 술에 취해 욕설을 내뱉으며 폭력을 휘두르고 무전취식을 일삼는 등 행패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상인들 사이에서 ‘공포의 용 문신’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하지만 상인들은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송씨를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욕설을 내뱉고 폭력을 일삼은 혐의(상해·협박 등)로 송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송씨는 경찰에서 “알코올 중독 때문에 거친 행동을 일삼았지만 가족이 없어 통제해 줄 사람이 없었다.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가슴에 용이…재래시장 상인 괴롭힌 '공포의 용문신'
입력 2016-05-04 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