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박성현의 대항마로 자리잡나

입력 2016-05-04 09:19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고진영. KLPGA제공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박성현(23·넵스)의 독무대였다. 올해 출전한 3개 대회를 모두 휩쓴 뒤 지난 주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공동 19위로 주춤했다.

이 대회에서 첫 승을 신고한 팀 후배 고진영(21·넵스)이 박성현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고진영은 6일부터 사흘간 전북 군산의 군산컨트리클럽(파72·6528야드)에서 열리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5억 원)에 출전해 2주 연속 우승을 노린다. 비록 박성현이 같은 기간 일본에서 열리는 살롱파스컵에 출전하느라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지만 고진영으로서는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줘야 한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이다.

고진영은 박성현, 이정민(24·비씨카드)과 더불어 올 시즌 KLPGA 투어 ‘빅3’로 꼽혔었다. 하지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3월 베트남에서 열린 달랏 1200 대회에서 기권한 이후 4월에 참가한 2개의 대회에서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그 사이 이정민은 3월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박성현은 3개 대회 우승으로 저만치 달아났다. 뉴질랜드 유학파 조정민(22·문영그룹)이 등장하면서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기도 했다.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준우승과 KLPGA 상금랭킹 5위에 올랐던 그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 주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박성현에게 제동을 걸었다. 시즌 첫 승을 거머쥔 그는 비로소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동안 마음이 앞서 우승보다 컷 통과를 걱정하는 때가 많았다”면서 “잔인한 4월이 가고 5월부터는 잘 풀릴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KLPGA로서도 고진영의 선전이 반갑다. 박성현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지만 고진영이라는 대항마가 있어야 투어가 훨씬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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