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 히딩크 “우승 날려 좌절감 빠졌을 것”… 토트넘 선수들 용서

입력 2016-05-03 17:48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거스 히딩크(70·네덜란드) 감독은 ‘대인배’였다.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른 토트넘 핫스퍼 선수들을 용서했다.

히딩크 감독은 3일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토트넘과 2대 2로 비긴 2015-2016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홈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두 팀 선수들이 격한 감정에 휘말려 충돌한 상황을 언급했다.

정규시간 중 그라운드는 전쟁터였다. 무려 9장의 경고가 나온 혈투였다. 승점 3점을 수확하지 못한 탓에 우승을 놓친 토트넘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첼시 선수들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토트넘 미드필더 대니 로즈(26)가 히딩크 감독을 밀어 넘어뜨렸다.

히딩크 감독은 “토트넘엔 많은 것들이 걸렸고, 첼시엔 위신이 걸린 경기였다. 더욱이 토트넘의 입장에선 (우승의) 성패가 달린 경기였다”며 “오늘 상황들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차분히 영상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이 말한 상황은 정규시간 도중, 그리고 경기를 마치고 벌어진 두 팀 선수들의 충돌이다. 로즈의 폭력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여러 의미가 그의 말 속에 담겼다.

히딩크 감독은 “토트넘의 행동을 뭐라고 설명하기 어렵지만 감정이 실린 경기였다. 우리도 아름답게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그냥 싸움이었다”며 “(토트넘 선수들에게) 좌절감이 있었을 것이다. 우승이 날아갔다. 이런 좌절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에서 비겼으니 용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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