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시티 우승에 가려진 손흥민의 ‘명품골’ 장면

입력 2016-05-04 00:03
사진=AP뉴시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를 정복한 레스터시티의 함성 속에서 손흥민(24·토트넘 핫스퍼)은 모처럼 골을 넣어 재기의 신호탄을 쏘고 있었다.

손흥민은 3일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5-2016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서 토트넘 핫스퍼의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달 3일 리버풀 원정경기(1대 1 무)로부터 한 달 만에 선발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중반부터 백업 요원으로 밀려 최근 출전 시간이 짧았던 손흥민은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0으로 앞선 전반 44분 토트넘의 추가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동료 공격수 해리 케인(23)의 가로채기로 시작된 역습에서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24·덴마크)이 2선에서 찌른 패스를 받고 페널티박스 안까지 돌파한 뒤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이 케인, 에릭센 등 주전 공격진과 모처럼 합작한 골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원정 서포터스가 운집한 스탬포드 브리지 관중석 앞에서 동료들과 부둥켜안았다. 서포터스의 함성과 동료들의 축하 인사가 손흥민을 둘러쌌다. 손흥민은 모처럼 밝게 웃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손흥민은 후반 20분 라이언 메이슨(25)과 교체됐다.




토트넘은 레스터시티와 시즌 종반까지 선두 싸움을 벌인 유일한 경쟁자였다. 우승 경쟁을 계속하기 위해 이 경기에서 확보해야 했던 승점은 3점. 손흥민의 추가골은 그래서 중요했다. 하지만 토트넘이 후반 들어 집중력을 잃고 2골을 실점하면서 경기는 2대 2 무승부로 끝났다. 토트넘이 수확한 승점은 1점이다.

레스터시티가 리그 폐막을 2경기 남기고 기록한 중간 전적은 22승11무3패(승점 77). 토트넘은 19승13무4패(승점 70)다. 남은 2경기에서 레스터시티가 전패하고 토트넘이 전승해도 순위는 뒤집히지 않는다. 토트넘의 우승은 그렇게 무산됐다.

하지만 손흥민에겐 뜻 깊은 경기였다. 토트넘은 최근 케인을 최전방 스트라이커, 델레 알리(20)를 후방 공격수, 에릭센과 에릭 라멜라(24·아르헨티나)를 측면 공격수로 배치한 공격진을 구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알리가 폭행으로 징계를 받고 ‘시즌 아웃’ 되면서 손흥민은 공백을 채웠다.

리그 폐막을 앞두고 모처럼 선발 출전해 득점까지 성공하면서 재기의 가능성을 높였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토트넘에 입단하면서 데뷔한 프리미어리그에서 3득점 1도움, 올 시즌을 통틀어 7득점 5도움을 기록 중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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