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새 지도부를 선출키로 했다. 더민주는 전당대회 개최 전까지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金 “빠른 시일 내 전대 준비하겠다”=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3일 4·13 총선 직후 불거진 자신의 거취 논란을 스스로 종결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더민주 당선인·당무위원회 연석회의 인사말에서 “비대위 체제의 연장을 요청한 적도 없고, 바라지도 않았다. 저도 빨리 이 멍에에서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국회 원 구성되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물리적으로 가능한 시일 내에 전대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시라도 비대위를 해산하고 떠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거취 관련 논란에 대한 불쾌한 심정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제가 더민주에 올 적에 당 대표가 되려고 온 것이 아니고, 솔직히 말해 대표직에 관심도 없다”며 “그런 사람을 놓고 추대니 경선이니 하는 얘기를 듣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정치라고 해도 최소한의 인격과 예의는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거취 논란이 계속되면 본인과 당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수권정당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지금의 당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논란이 길어질수록 총선 승리 의미까지 반감돼 본인에게도 득이 안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김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와의 회동 이후 당내에서 벌어진 일들에 굉장히 불쾌해했다”며 “대선 때까지 당을 맡아달라고 했다가 말을 바꾼 문 전 대표는 물론, 영입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했던 손혜원 홍보위원장의 달라진 태도에도 매우 기분 나빠했다”고 전했다.
◇더민주 이르면 8월 새 지도부 선출=진통이 예상됐던 당선인·당무위 연석회의는 회의 시작 한 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연석회의는 오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새 지도부를 선출키로 했다. 당무위는 이와 함께 ‘경제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고, 구성 권한을 김 대표에게 위임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만장일치로 8월 말에서 9월 초, 정기국회 개회 전에 정기전당대회를 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경제비대위원장을 맡을 지 여부에 대해 박 대변인은 “4일 정책위의장이 결정되면 구체적으로 밝히겠다”면서 “(김 대표가) 그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결단’으로 전당대회 개최 논란이 정리됐지만, 당내에서는 20대 국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당이 많은 상처를 입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김 대표가 총선 승리를 견인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데, 호남 참패 책임론에다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쏟아지면서 당이 김 대표를 팽했다는 이미지가 남게 됐다”며 “당이 제대로 정비되기 전에 전대 룰 등을 놓고 갈등이 먼저 표출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지난해 ‘김상곤 혁신위원회’가 대표위원(최고위원)을 권역별과 세대·계층·부문별로 선출하게 한 당헌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어 당헌 개정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김종인 "물리적으로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전대 준비하겠다"
입력 2016-05-03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