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3일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기술 수준에 대해 “수중 사출실험과 점화 및 초기 비행자세 제어 등 일정부분 성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 참석해 무소속 유승민 의원이 북한의 SLBM 개발 단계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북한이 SLBM 첫 발사 실험을 했을 때 국방부는 ‘상당히 초기단계이고 어느 정도 개발하려면 4~5년은 걸린다’고 했었다”며 “그런데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4월 북한이 또 다시 SLBM을 발사했고 이번엔 절반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국방부의 진단이 틀렸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한 장관은 “기술 집중도에 따라 개발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우리는 빨라지는 것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 장관은 또 지난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이 북한이 주장한 수소폭탄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이 “4차 핵실험에서 제논을 검출했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의미 있는 수치를 확인하지는 못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보 당국은 원소 포집을 통해 리튬이 발견되면 수소폭탄 실험을 한 것이 입증되지만 제논이나 크립톤, 요오등 등의 성분만 발견되면 수소폭탄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은 “기껏 평가한다면 증폭핵분열탄일 가능성은 있다”며 “다만 가용 정보를 종합하면 5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국방부는 현안보고에 앞서 제출한 자료에서 “북한이 대북 제재 수준과 대내외 정세를 고려해 5차 핵실험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노동당 대회(6일) 이전 성과 쌓기 목적으로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북한이 40여㎏의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며 “북한은 여러 가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핵실험을 했고 소형화를 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 의원은 북한이 핵실험을 자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물질 보유 능력에 대한 정보를 신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날 회의에선 새누리당 탈당파인 유 의원과 주호영 의원의 좌석도 관심을 끌었다. 회의장에선 위원장 자리를 기준으로 오른편엔 여당이, 왼편엔 야당이 앉고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의원들은 야당 자리에 앉는다. 유, 주 두 의원이 야당 석 맨 끝자리에 착석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잘못 앉은 거 아니냐”고 농담을 건넸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한민구 “북한 SLBM 일정부분 성과 있다”
입력 2016-05-03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