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가장 크고 나이 많은 왕벚나무 발견

입력 2016-05-03 15:29
제주지역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왕벚나무들 중 가장 크고 나이 많은 나무가 발견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제주도에 자생하고 있는 왕벚나무 자원을 발굴하고, 생태학적 특성을 밝히기 위한 현지 조사를 진행하던 중 높이 15.5m, 밑동둘레가 4m49㎝에 달하는 나무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나무의 나이는 265년생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나무들 중 최고령이다.

나무는 연평균 2.85±0.96㎜씩 생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1923년도부터 지금까지 평균온도·강수량·풍속·평균습도·연일조량 등 기상인자와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왕벚나무는 온도가 높은 해 일수록 생장속도가 느리고, 습도가 높은 해일수록 잘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발견된 자생지는 제주시 봉개동 개오름 남동측사면 해발 607m로 낙엽활엽수림이다. 이 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려 있는 부분의 폭(수관폭)은 23m로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어 그 아래 아그배나무·때죽나무·상산을 포함한 15종이 자라고 있다.

또 나무가 크고 오래돼 이 나무의 나무껍질에 붙어 자라는 착생식물도 일엽초·마삭줄· 송악 등 9종으로 많았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관계자는 “노령목의 발견은 제주도가 유일한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더욱 확고하게 입증하는 것”이라며 “생물학적으로도 이 종의 자연수명을 구명하는 재료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와 제주도는 왕벚나무가 기후변화에 민감한 종일 가능성에 대비해 보호대책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자생지 탐색과 자원화 연구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가장 큰 나무로 알려진 왕벚나무는 천연기념물 159호인 봉개동 왕벚나무다. 나무높이는 15m, 밑동둘레는 3m40㎝, 수관폭 15m로 추정나이는 200년생이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