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거스 히딩크(70·네덜란드) 감독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놓치고 흥분한 토트넘 핫스퍼 선수에게 폭행을 당했다.
영국 배우 조나단 키드(60)는 3일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토트넘과 첼시의 2대 2 무승부로 끝난 2015-2016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를 마치고 히딩크 감독이 토트넘 미드필더 대니 로즈(26)에게 밀려 넘어진 순간을 촬영한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인디펜던트 등 영국의 일부 언론도 이 장면을 포착했다.
상황은 두 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그라운드에서 빠져나가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출입문에서 나란히 들어가던 두 팀 선수들 사이에서 언쟁이 벌어졌고, 히딩크 감독은 충돌을 막기 위해 선수들 속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로즈는 히딩크 감독을 밀었다. 히딩크 감독은 관중석 첫 줄의 패인 홈으로 빠져 고꾸라졌다. 진행요원들은 쓰러진 히딩크 감독을 부축해 일으켰다. 로즈는 마찰을 빚은 선수들 틈으로 들어가 싸움을 계속했다.
토트넘은 레스터시티와 시즌 종반까지 선두 싸움을 벌인 유일한 경쟁자였다. 토트넘이 우승 경쟁을 계속하기 위해 이 경기에서 확보해야 했던 승점은 3점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무승부로 마치면서 승점 1점씩 첼시와 나눠가졌다.
레스터시티가 리그 폐막을 2경기 남기고 기록한 중간 전적은 22승11무3패(승점 77). 토트넘은 19승13무4패(승점 70)를 기록했다. 남은 2경기에서 레스터시티가 전패하고 토트넘이 전승해도 순위는 뒤집히지 않는다. 토트넘의 우승은 그렇게 무산됐다. 토트넘 선수들이 필요 이상으로 흥분한 이유다.
정규시간 중 그라운드는 전쟁터였다. 경고 9장이 나온 혈투였다. 토트넘은 2-0으로 앞선 후반 12분부터 첼시의 게리 케이힐(31), 에당 아자르(25)에게 연속 골을 얻어맞고 비겼다. 토트넘은 우승을 스스로 놓치고 상대팀 감독에게 폭력까지 휘두르면서 비난 여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철오 박효진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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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흥분한 토트넘 선수들, 히딩크 감독 폭행
입력 2016-05-03 12:16 수정 2016-05-03 1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