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미국서 화염병 시위?

입력 2016-05-03 09:32 수정 2016-05-03 10:45
시애틀 경찰이 국제 노동절인 1일(현지시간)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 수류탄을 사용하고 있다. AP뉴시스

워싱턴주 시애틀이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이면서 급진적 성향의 도시임을 다시 입증했다.
 미국 ‘유에스에이 투데이(USA Today)'와 CNN은 1일(현지시간) 시애틀 시내에서 진행된 노동절 평화행진이 결국 화염병까지 오가는 폭력 시위로 비화해 경찰관 5명이 다치고, 시위대 9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통적으로 미국 여러 도시에서 노동절에 다양한 이슈를 내걸고 시위가 벌어졌으나 최근 수년 그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런 점에서 ‘몰로토프 칵테일’이라고 불리는 화염병이 등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임금 인상과 불법체류자 합법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던 노조원과 시민들은 철저한 준법을 요구하는 경찰에 돌과 병은 물론 화염병까지 던졌다. 경찰도 분사액(페퍼 스프레이)과 고무탄을 쏘며 강경 진압했다.

시애틀은 진보적 성향이 강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시장과 시의회를 모두 민주당이 장악했고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왔다. 또 동성결혼과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도시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최저 시급을 15달러로 하는 법을 지난해 가장 먼저 통과시킨 도시이기도 하다. 2013년에는 시애틀 시의회에 ‘사회주의자’를 자칭하는 샤마 사완트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급진적 성향으로도 이름나 있다. 1999년 11월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1300여 단체가 몰려 이곳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개막식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진보단체들은 이 사건을 반세계화 운동의 막을 연 ‘시애틀의 전투’라고 부른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