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배, "북 억류 중 하루종일 중노동 시달려"

입력 2016-05-03 07:13

북한에 2년여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8)는 북한에서 하루 종일 중노동과 언어폭력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배씨는 2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북한 억류기간의 삶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배씨는 2012년 11월 3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뒤 2013년 4월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북미 협상을 통해 2014년 11월 8일 또 다른 미국인 억류자인 매튜 토드 밀러와 함께 풀려나 미국으로 귀환했다.

배씨는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돌을 나르고 석탄을 캐는 중노동을 했다”면서 “육체적 고통에 더해 북한 관리들로부터 온갖 언어폭력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북한의 한 검사는 끊임없이 내게 ‘누구도 당신을 기억하지 못한다. 당신은 사람들로부터, 또 정부로부터 잊힌 사람이다. 당신은 금방 돌아갈 수 없다. 여기에서 15년은 있어야 한다. 60세가 돼서나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배씨는 이어 “735일간의 북한 억류기간은 매우 길었지만, 내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준 많은 사람에게 매일 매일 감사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님께 의지하며 북한 생활에 적응하는 길을 터득했다”면서 “미국 정부가 결국 나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