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8시부터 밤늦게까지 돌과 석탄을 죽어라 캐고 날랐다” 北 억류 케네스 배 충격 증언

입력 2016-05-03 00:16
북한에 2년여 간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가 “매일 같이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고 밤에는 돌과 석탄을 캐고 날랐다”고 회고했다.

배씨는 2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억류됐던 2년여 간의 기간 동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4년 11월 석방 후 최초로 미국 방송사 생중계 인터뷰에 응한 배씨는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북한 당국자들의 말”이었다고 강조했다.

배씨에 따르면 북한의 검찰 관계자는 배씨를 취조하며 계속해서 “아무도 당신을 기억하지 않는다. 당신은 머지않아 미국 정부는 물론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또 “아마 당신은 60세가 되기 전까지는 고향 땅에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고 배씨는 회고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자를 획득한 배씨는 지난 2005년부터 중국으로 이주해 북한 여행을 주관하는 여행사를 운영해왔다. 크리스천으로서 선교활동도 같이 했던 배씨는 지난 2012년 11월 북한 정권에 적대적인 선교 자료가 담긴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북한에 억류됐다. 이듬해 4월 반공화국 적대범죄 혐의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았지만 2014년 11월 미국인 억류자인 매튜 토드 밀러와 전격 석방돼 미국으로 귀환했다.

이날 인터뷰는 3일 그가 북한에 억류됐을 당시의 에피소드를 담은 비망록 ‘잊혀지지 않은(Not forgotten)’ 출간을 앞두고 이뤄졌다. 배씨는 이 책을 통해 석방 1년여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사를 만났던 일화, 북한 정권에서 겪은 각종 고문과 협박 등에 관해 상세히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