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절라디언’ ‘영패주의자’ 낙인...개인 사라지고 완장만 남았다”

입력 2016-05-02 20:57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가주의, 민족주의, 지역주의는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지요"라며 "자기 정체성을 특정 집단과의 완전한 동일시 속에서 찾는다는.... 그러다 보면 자율적 인격으로서 개인은 사라지고 완장만 남게 됩니다. 어휴,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문화지체 현상입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박정희 같은 국가주의자나, 김일성 같은 민족주의+국가주의자나, 이른바 '주체 호명'을 하지요. 즉, 자신을 '국민', '민족'과 동일시 하라는 겁니다"라며 "지역주의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율적이어야 할 개인들을 '영남인' 혹은 '호남인'으로 불러내죠"라고 했다.

 이어 "그 호명에 응하지 않는 이들은, '반국가분자', '미제의 간첩', 혹은 '절라디언'이나 '영패주의자'로 낙인 찍힙니다"라며 "이 표현들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 잘 보세요. 자아가 없어서 오로지 집단과의 동일시 속에서만 사고하고 행동하는 이들입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농경사회,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건만... 아직도 근대 개인주의 이전의 농촌공동체 정서에 매어 있는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라며 "이게 다 남이나 북이나 봉건적 가부장제를 존속시쿤 식으로 산업화를 기형적으로 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죠"라고 했다.

 그는 "국민'이든, '우리 민족끼리'든, 혹은 '영남인'이든, '호남인'이든, 그들이 주체호명하는 것은, 결국 자기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방식에 불과하죠"라며 "그러니 미련하게 호출당하지 말고 자신을 그냥 시민으로, 그것도 세계시민으로 여길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정치란 특정집단이나 지역의 사사로운 이해를 위한 행위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공적 이익과 정의로운 운영을 위한 활동으로 이해돼야 합니다"라며 "진보든, 보수든, 중도둔, 이 공공성의 원칙에서 벗어난 주장을 하는 세력이 있다면, 일단 의심하고 봐야 합니다"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