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학자가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세계 최대 규모 유방암 환자들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유방암 발생과 관련된 주요 유전자 93개와 암을 유발하는 1628개의 유전적 변이를 밝혀냈다.
한양대 의대 병리학교실 공 구 교수는 미국·영국·프랑스 등 12개국, 48개 연구기관과 함께 국내외 유방암 환자 560명(한국인 83명 포함)의 ‘전장(全長)유전체’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3일 과학저널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암을 일으키는 유전적 변이는 환자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암 발생 메커니즘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환자 사례를 분석하는 것이 필수다. 그간 개별 암환자 대상 유전체 분석은 많았지만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는 처음이다.
연구팀은 유방암 유발 유전자 93개 중 특히 10개 유전자(TP53, RB1, PTEN 등)에 전체 유전자 변이의 62%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12개의 치환변이(DNA구성 4개 염기 중 하나가 다른 것으로 바뀌는 현상)와 6개의 구조변이(위치가 뒤바뀜) 패턴을 발견했다.
공구 교수는 “발암물질 노출이나 자외선, 흡연 등으로 유전자 변이가 생기고 이것이 쌓이면 암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외 암 연구자들에게 활용 가치가 매우 높은 유방암 유발 유전자 변이 지도를 제공하고 맞춤형 암 치료 기술 개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세계 최대규모 유방암 환자 전체 염기서열 해독 성공
입력 2016-05-03 00:01 수정 2016-05-03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