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김조광수씨 불러 동성애 행위 하게 된 이야기 들었다

입력 2016-05-02 15:28 수정 2016-05-03 21:31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28일 한국기독교회관 7층 예배실에서 김조광수씨를 불러 몰래 이야기마당을 개최했다. 그러나 일부 성도들에게 이같은 사실이 발각되면서 행사가 무산됐다. 사진은 행사가 중단된 예배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김조광수씨 초청 이야기마당에서 김씨로부터 50분가량 동성애자가 된 배경과 부도덕한 성행위를 하게 된 이야기 등을 청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대다수 한국교회 성도들은 이 같은 행위가 보호해야할 인권에 포함되지 않으며 성경적 가치관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공회 신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씨는 이날 강연에서 학생시절과 군 생활, 대학 민주화운동, 동성애 관련 운동 등을 하게 된 자기 간증 등을 50분가량 했다.

김씨는 “어렸을 때 실향민 출신인 부모님과 난민촌 같던 서울 정릉동 골짜기에 정착을 했다”면서 “어느 날 동네에 외모가 출중한 어떤 형제가 이사를 왔는데 동네 아줌마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하루는 친구 엄마가 화장실을 가다가 신음소리가 들려 형제가 사는 방 쪽으로 갔는데 그 형제 둘이 뒤엉켜 있었고 그게 소문이 나 그 형제가 야반도주를 했다”면서 동성애에 대한 자신의 첫 경험을 소개했다.

이어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 중 하나를 사랑하게 됐고 동성애를 치료하기 위해 교회에 나가게 됐다”면서 “하지만 성가대 옆자리에 앉았던 형이 좋아졌고 그 감정을 감당할 수 없어 교회에서 떠나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군이라는 특수 공간에서 남성 간 성접촉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학생운동을 하다가 천주교에 나가게 됐고 대학교 3학년 때 영세를 받았다”면서 “이후 데모를 하다가 잡혀서 군대에 가게 됐다. 군에서 만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을 진짜 좋아했고 어떤 특수한 공간에 같이 있게 되다 보니까 육체적인 관계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천주교에서 멀어진 것은 죄 고백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사실 남자를 좋아하고 그 사람이랑 관계를 맺었고 그 사람을 진짜 좋아하는데 고해성사를 못했다”면서 “사람들이 고해성사를 안 하는 이유를 자꾸 물어보는데 거짓말을 하기 싫어 천주교회에서 멀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자로서, 학생운동을 하면서 고민이 있었다”면서 “그것은 운동권에서 동성애를 ‘미제의 썩은 문화가 잘못 유입된 산물’라고 인식하고 있어 이들이 내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아는 순간 돌변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파고다 극장에서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동성애자를 만나 깊은 관계까지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총련 1기 문화국에서 일을 하다가 1993년 탑골공원 앞 시위 중 백골단에게 쫓기다가 파고다 극장에 들어가게 됐다”면서 “그곳에서 만난 게이들을 보고 그동안 억눌렸던 성적 욕망이 뜨거워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장에서 어떤 형을 만났는데 그 형하고 같이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그런 공간에 갔다”면서 은연중에 남성 간 성행위를 암시했다.

그는 동성애가 선천적일 수 있기에 동성애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혐오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동성애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동성애자인지 모른다”면서 “부모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혐오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진우 NCCK 인권센터 소장은 “동성애 문제는 차별과 배제의 논리가 아닌 사랑과 평화의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새로운 인권문제에 대해 성실하게 해결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회를 맡았던 대한성공회 유시경 신부는 “얼마 전 김조광수씨 신혼집에 가서 축복해주고 왔다. 이혼하지 말고 그대로 잘 살라고 축복기도를 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2층 행사장에서 이야기마당을 기다리다가 7층에서 몰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뛰어올라온 성도들이 진입하면서 중단됐다.

동성애 반대하는 목회자들의 모임의 안천일 사무국장은 “NCCK가 성도들 몰래 숨어 개최한 이야기마당이 고작 이런 내용이었냐”면서 “NCCK는 동성애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혐오로 낙인찍는 오류를 범해선 안 되며 선천적이지도 않은 부도덕한 동성 간 성행위를 인권의 범주에 넣지 말라”고 충고했다.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