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방문한 첫 비이슬람 여성지도자 박 대통령이 루사리 쓴 이유는

입력 2016-05-02 15:19

역대 한국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1일에 이어 2일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히잡의 일종인 ‘루사리’를 착용했다. 루사리는 페르시아어로 ‘머리에 쓰는 스카프’를 의미한다. 대통령은 물론 여성 수행원들, 여기자들도 모두 루사리를 둘렀다.

박 대통령의 루사리 착용은 현지 이슬람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란 정부는 우리 측과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일정을 조율하면서 루사리 착용을 요청했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1962년 수교 이후 54년만의 첫 정상 방문이 양국 교류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문화 존중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또 박 대통령이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을 방문한 첫 비(非)이슬람권 여성지도자라는 점을 감안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무슬림이 아닌 여성지도자의 이란 방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이란을 방문한 캐서린 애슈턴 전 유럽연합(EU) 고위대표,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 장관 등도 루사리를 썼으나 이들은 국가 정상은 아니었다.

이란은 이슬람혁명 다음해인 1980년부터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들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슬람교도가 아닌 여성에게도 루사리 착용을 요구한다. 히잡은 여성 신체를 가리는 이슬람식 복장을 총칭하는 말이다. 눈을 제외한 신체 전체를 가리는 차도르도 히잡의 일종이다.

박 대통령이 히잡을 쓴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당시 아부다비 이슬람사원을 방문했을 때 히잡의 일종으로 스카프 형식의 ‘샤일라’를 머리에 두른 적이 있다.

테헤란=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