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동구,6.25피란촌 ‘산복도로’에 모노레일 개통

입력 2016-05-02 14:51

근·현대사의 애환이 서린 부산 동구 6·25 피란촌 일대 산복도로에 8인승 모노레일이 설치됐다.

동구는 2일 정의화 국회의장과 서병수 부산시장, 박삼석 동구청장과 동구의회 의장, 시·구의원,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길이 60m, 폭 7m 초량 168계단 모노레일 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총 32억원 소요된 이 사업은 168계단의 좁은 폭을 감안해 지면에 선로를 까는 대신 모노레일이 다닐 8개의 기둥을 세우는 방식으로 계단이 훼손되는 부분을 최소화했다.

 모노레일은 상부와 하부 사이 중간 지점에 정거장을 만들어 하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동구는 모노레일과 함께 1950∼1970년대 추억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전시 공간 5곳도 함께 조성했다. 앞으로 안내데스크, 추억의 점빵, 오뎅바, 기념품 판매점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모노레일을 타면 탁 트인 부산항 전망과 함께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산복도로 특유의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산복도로 주민은 그동안 좁은 폭과 가파른 경사 탓에 168계단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는 이에 따라 2013년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초량 168계단 산복 희망길 조성 사업’에 착수했으며 다양한 교통수단 중 안전성과 편리성을 검토해 모노레일을 설치키로 결정했다. 이번 모노레일은 이바구 정거장, 김민부 전망대, 장기려 더 나눔센터 등 산복도로 주요 거점시설과 손쉽게 연결돼 주민 편의는 물론 관광객 증가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삼석 구청장은 “168계단 모노레일을 타면 부산항과 산복도로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며 “관광객도 끌어들이고 고지대 주민의 생활환경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노레일은 한달간 시운전 기간을 거쳐 6월부터 본격 운행할 예정이다.

산복(山腹)도로는 산허리를 따라서 구불구불 이어진 좁은 도로로, 피란민들이 피를 흘리며 손수 닦은 길이다. 피란수도 부산을 상징하는 도로이다. 경사가 심해 계단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노약자와 관광객들이 어렵게 오르내리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