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무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과 촬영 스케줄 외에는 많은 시간을 ‘윌비스’ 멤버들과 보내고 있다. 김진무 감독이 리더인 ‘윌비스’는 배우, 사진작가, 영화감독 등 총 10여명이 함께 하는 공동체다. 그는 지난 1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엔터, 문화계통에 있는 친구들끼리 연대해서 침목도 다지고, 생산적인 일도 해보자고 2014년부터 시작됐다”며 “엔터 쪽은 경쟁이 심한데 그러다보면 각자 마음이 다친다. 또 홀로서기가 쉽지 않으니까 서로 도와가면서 하자는 뜻에서 모이게 됐다”고 말했다.
‘윌비스’ 멤버 중에 한명인 배우 남성준과는 지난해 12월에 열린 크리스천 연예인 합창단 ACTS29에서 촬영 감독과 스태프로 재능기부를 하기도 했다. ‘윌비스’ 멤버 중 반은 크리스천이고 반은 아직 신앙이 없다. 김 감독은 “전도의 마음은 당연히 가지고 있지만 친구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다”며 “내가 변화되는 삶을 통해서 친구들도 내가 믿는 예수님이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제 주변은 기독교 커뮤니티가 많아요. 윌비스 친구들에게도 제 주변 지인들을 소개시켜주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커피 한잔의 교제부터 영화 이야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을 나눠요. 같은 계통에서 고민도 나누고, 선배들 조언도 듣고요. 윌비스가 자연스럽게 하나로 묶여졌듯이 복음도 자연스러운 교제를 통해서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윌비스’에는 배우 김근배 남성준 박병철 박찬우 지용석, 감독으로는 정민규와 유소라, 포토그래퍼 장호진, CG프로듀서 김영민 등이 함께 한다.
김진무 감독은 “윌비스 멤버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심장병 어린이돕기 바자회에 참여했는데 봉사활동과 나눔도 하다보면 주님 앞에 나올 수 있는 기회가 곧 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김진무 감독은 소속사가 없는 윌비스 멤버들을 엔터테인먼트에 추천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자기의 일도 바빠 다른 사람의 형편까지 챙기기가 쉽지 않을 텐데 그의 의리가 귀하다. 김 감독에게 의리에 대해 묻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어머니와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어머니가 장터에 뭘 팔러 갈 때마다 자신을 데리고 산을 몇 개 넘어 장터까지 가야했고 장사를 마치고 다시 산을 넘어 와야 했는데 언제 괴한들이 들이닥칠지, 산짐승이 있을지 몰라 무서웠단다. 근데 무섭지만 용기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어머니가 자신을 옆에서 지켜줬기 때문이었다고. 나이가 들어서, 아들이 어머니한테 그 때 이야기를 하니 어머니는 오히려 ‘나도 너무 무서웠는데 너 때문에 넘을 수 있었다. 네가 그 자리에서 울었다면 엄마도 공포에 떨었을 텐데 네가 한번도 울지 않아서 나도 용기를 내서 그 산을 넘을 수 있었다’고 했다고.
김진무 감독은 “이 이야기를 통해서 느낀 것은 저 혼자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한테 기댄다는 것”이라며 “함께 한다는 것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고, 큰 의미로 작용하는지 제 친구들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증명됐다”고 했다.
또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때나 뭘 나눌 때 그 사람이 나한테 뭘 줄 것을 기대하지 않고 나눈다”며 “원천은 당연히 신앙적인 이유다. 하나님이 나에게 물질적인 보상일 수도 있고 신앙적인 보상일 수도 있고 충분히 많은 것을 주셨다. 누군가 제 도움에 기뻐하고 그게 하나님 만나는데 도움이 되면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만나길 원하는 김진무 감독이 그의 절친 한 사람에게는 적극적인 권유를 했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에서 예수의 가면을 쓰고 분신하는 정신지체인 역할을 맡았던 지용석이다. 그는 드라마 ‘퍼펙트센스’에선 수영을 짝사랑하는 동료 교사로 출연했다.
지용석은 “10년 넘게 감독님을 알고 지냈지만 한 번도 저에게 종교를 강요한 적이 없었다”며 “감독님의 주위 사람들은 다 크리스천인데 저는 제일 친한 친구이지만 믿음은 없었다. 오랜 친구사이다보니까 더 조심스럽게 기다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지용석에게 예배의 자리로 나오라고 한 때가 있었다. ‘퍼펙트 센스’ 캐스팅 무렵인 지난해 12월이었다. 김 감독이 연예인연합예배에 가자고 권유했고 지용석은 당시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이 겹쳐서 흔쾌히 간다고 말했다.
지용석은 “부담스러운 분위기면 어떨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가니 좋았다”며 “우선 찬양팀이 너무 좋았고 찬양도 처음 접했지만 좋았다. 그날 조혜련 선배님이 간증을 하셨는데 그때 해주신 말씀도 가슴에 많이 와 닿았다”고 했다. 지용석은 그날 이후로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매달 한번씩 열리는 연예인 연합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지용석은 “김진무 감독님이 좁은길교회를 다니고 있다”며 “아직 교회를 정하지 않았는데 마음이 더 움직여 교회를 정하게 된다면 좁은길교회로 다니고 싶다”고 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